[B] 2025.07 까지의 밀린 생각들

좋아하는, 그리고 싫어하는 마음을 거스르지 않는, 어려울 것도 없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일은 더, 싫은 일은 덜 생각하는 것은 나에겐 숨쉬는 것 만큼 쉬웠던 것 같기도, 숨 참고 물길 거슬러 수영하듯 저항이 걸린걸 참아낸 것 같기도 한데, 이젠 꽤 시간이 지나서 나도 내 기분이, 태도가 어땠는지는 알 길이 없어, 단지 오늘의 기억과 느낌으로 대중 이야기하고 좋을 대로 생각할 뿐이다. 요즘은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지만 흐르는대로 가고 거스를 일도 없을 줄 알았다. 떼지어 웃고 떠드는 것을 궁금해하지 않고, 폭싹 속았는지 눈물 쏟는 드라마는 땡기지 않았다. 나를 뒤흔드는 것들로부터 여전히 도망가고 있다. 어울리고 마시고 울고 웃고 부딛히던 일은 기차에서 물에 잠긴 듯 숨쉬기 어려웠던, 거짓말같은 기억이다.
짧은 글 쓰기를 그만두고 몇개월간 복잡한 생각은 닫았다. 온갖 화를 던져가며 저주하며, 맞지 않은 관계와 상황을 어거지로 견뎌내고 이를 돈으로 환산해서 밥도 사먹고 옷도 사입는다. 이율배반적이만, 얄팍한 이야기 뒤에 숨어서 이해를, 고민을 찍어내는 장면을, 억지로 매달려서 놓지 못하고 싫어하는 장면을 덜어내고 싶었다. 다만 그만큼 돈을 덜어낼 용기는 없어서 나는 그간의 멈춤에 대차게 실패를 선언했다. 나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얼려졌다. 순간 써내려가고 싶은 것들을 더 이상 메모하지 않고 옛날 이야기처럼 흘리고 잊는다.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을 붙잡을 손이 모자라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10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녹여야할 것과 얼려서 바다 깊이 쳐박을 것을 잘 구분하기가 어렵다. 나는 90% 이상 행복하고 나머지 10%를 죄다 얼려버릴 방법을 찾고 싶다. 쫓기는 꿈은 기억은 날아가고 기분만 남아 늘 께름칙해서 좋은 중 이따금 불편하다. 바보같이 사는게 늘 편하지만은 않아도 당신이 모르는 행복을 나는 안다. 알아도 모르는척 하는 법을, 다리 부러지지 않고 내려앉는 법을, 좁아지는 길목으로 쫓아가는 당신은 이걸 알려나. <얼었다가 녹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