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너무 좋다. 이게 정말 폰으로 찍은거라고? 놀랄 정도로 좋다. 취미 사진가로써 천만원이 넘는 카메라 장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부피와 무게 때문에 가볍게 외출할 때는 나도 그냥 스마트폰만 들고 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줄어들면서 카메라 업계가 최저 실적을 내고 있는것도 현실이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향상에 따라 DSLR과 미러리스의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무시 못할 현상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아직도 스마트폰으로는 따라오지 못하는 카메라만의 영역이 있으니, 오늘은 그 중 하나인 야간 빛궤적 사진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한우산 색소폰 궤적 사진 by W.S.Park
[2]
응? 요새 폰 카메라가 이렇게 우수하고 DSLR 저리가라 할 정도인데? 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 여기서 간단하게 스마트폰과 카메라의 촬영 방식의 차이에 대해 언급을 하자면, 크게 소프트웨어 처리 방식과 하드웨어 처리 방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사진 촬영의 구조는 아래와 같다. 즉, 렌즈를 통해 피사체의 정보를 이미지 센서에 투영을 시켜서 저장장치로 보내는 것인데, 당연히 이미지 센서가 클수록 저장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므로 이론상 더욱 피사체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3]
좀 더 눈에 들어오는 비교를 위해 아래의 이미지 센서 비교표를 보면, 풀프레임 DSLR의 센서 사이즈(35mm x 24mm)와 일반적인 스마트폰 센서의 사이즈(6.17mm x 4.55mm)를 기준으로 Crop factor(압축율)은 5.62배로, 약 5배 이상의 피사체의 정보가 DSLR(풀프레임)에 저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드웨어적인 스펙만으로 놓고 보면, 무조건(?) 풀프레임 카메라의 사진이 좋을 것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스마트폰 사진이 더 잘 나오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후보정의 힘이라고 하겠다. 센서의 크기가 크다는 건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지, 사진을 예쁘게 담는다는 뜻이 아니다. 최근 아이폰이나 갤럭시 등의 스마트폰들은, 빠른 cpu의 처리속도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음과 동시에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곡선을 보정하고, 밝기를 자동보정하여 사람들이 원하는 예쁜 결과물을 내어준다. 따라서 하드웨어적인 성능에서는 부족함이 있으나, 그것을 소프트웨어로 훌륭하게 커버를 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스마트폰이다. 동시에 스마트폰의 사이즈가 커지면서 이미지 센서도 커져서 하드웨어 스펙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아이폰 13프로는 1/1.5인치)
그래서 처음에 DSLR과 스마트폰의 단순 촬영 방식 비교를 위해 하드웨어 처리 방식과 소프트웨어 처리 방식으로 구분을 했으며, 지금 시점엔 맞는 말이지만 스마트폰과 카메라의 발전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으니 참고 바란다.
[4]
다시 처음의 야간 빛궤적사진으로 돌아가서, 아직 스마트폰으로 야간 빛궤적사진을 잘 찍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하드웨어 성능(이미지 센서 사이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로 갤럭시의 경우 ‘프로 모드’를 선택하면 DSLR과 동일하게 ISO 감도, 셔터속도, 조리개값 등을 설정할 수 있는데, DSLR과 동일하게 설정을 해서 촬영을 해도 결과물이 DSLR만큼 깨끗하게 나오지 않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부분도 소프트웨어로 보정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그쪽으로 개발에 노력해주진 않을 것 같다. (^_^) 빛궤적 사진으로 유명한건 별궤적이 있으나, 이건 DSLR로 찍어도 여러장의 사진을 합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하는 것은 한우산의 색소폰 빛궤적이다.
해가 지는중이다. 그냥 보면 산의 도로다.
[5]
일반 사람들에겐 그냥 등산로의 산길인데, 사진사들이 보기엔 훌륭한(?) 색소폰 빛궤적을 찍일 수 있는 장소가 되겠다. 빛궤적이라고 했으니 궤적을 만들기 위해 당연히 촬영 시간은 최대한 길게 가져가야하며, DSLR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셔터속도는 30초이다. (셔터속도 : 센서앞의 셔터가 열렸다가 닫힐때까지의 시간)
따라서 셔터속도는 30초로 고정을 하고, ISO 감도와 조리개값을 조절하여 최대한 예쁘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번 사진에서 사진사의 기술이 되겠다. 이번 야간 빛궤적의 촬영 설정은 “ISO : 500, 노출시간(셔터속도) : 30초, 조리개값 : F-6.3”으로 적용하였으며, 나쁘지 않은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꼬불꼬불은 운전자의 실력이다(?)
[6]
어쩌다보니 내용이 많이 길어졌으나, 이번엔 카메라의 야간 빛궤적 사진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DSLR을 쓰게 되면 사람들이 다 사진을 잘 찍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 DSLR을 처음 찍어보면 결과물이 엉망인 경우도 많다.(내가 뭘 찍고 있는거지??) 물론 DSLR의 기능들을 잘 몰라도 아웃포커싱을 사용하는 인물사진은 그냥 DSLR의 AUTO 모드를 잘 이용하면 훌륭하게 나온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장비가 좋아진 만큼 저장되는 이미지의 정보가 많아지고, 그것을 내가 수동으로 이것저것 조절을 해서 내가 원하는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DSLR의 재미가 되겠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스마트폰에 따라 나 또한 DSLR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스마트폰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남아 있는한 DSLR을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촬영지 협조 : 한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