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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를 준비함에 있어, 핸드 드립 장비들을 구매하려고 하면 제일 먼저 드리퍼 세트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드리퍼 세트(드리퍼 + 서버)만 있어도 능력자(?)들은 얼마든지 맛있는 커피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요리를 할 때도 타이머로 시간을 재가면서 하는 초짜들은 보다 맛있고 일관된 맛을 내기 위해 장비빨이 필요한데, 그 중 드립 포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이 커피 저울이 되겠다. 실제로 옛날엔 이 정도로 정밀하게 0.1mg 단위로 측정되는 저울이 없었으니, 예전엔 진정으로 핸드드립 장인들의 손기술이 맛의 비결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나같은 초짜들에겐 한줄기 빛과 같은 커피 저울 중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타임모어사의 블랙미러 제품을 비교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블랙미러 나노(좌) / 블랙미러 베이직 2.0(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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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국에 중국(!?) 제품이라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타임모어라는 회사는 커피계의 상급 가성비템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며 실제로 그라인더, 드리퍼, 저울 등 대부분의 용품을 취급한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평이 좋고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이 타임모어 블랙미러 커피 저울이 되겠다. 이번에 비교하는 제품은 타임모어 블랙미러 나노(고가 제품)과 블랙미러 베이직 2.0(표준제품)이다. 최근에 블랙미러 베이직 3.0이 나왔으나 버튼들이 음각으로 바뀐것을 제외하곤 크게 차이가 없으니 참고 바란다. 블랙미러 나노의 출시 목적 자체는 에스프레소용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고가인만큼 훨씬 민감하고 빠릿빠릿하게 반영하여 핸드 드립용으로도 많이 구매한다. 베이직 제품도 훌륭한 제품인데, 에스프레소용으로 쓰기엔 아래와 같이 사이즈가 조금 크긴 하다.
가찌아 클래식에 베이직 모델을 설치하면 받침을 튀어나가 조금 흔들린다.
앙증맞게 딱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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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격을 살펴보면, 블랙미러 베이직 3.0(최신버전)은 국내 정식 수입이 되었으며 현재 59,000원정도로 구매가 가능하다. 난 빨리 받으려고 국내 정식 수입품을 구매하였으며, 해외직구로 구매시 30,000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이 된다. 블랙미러 나노 제품의 경우, 작년에 첫 출시가 되어서 그런지 아직 국내 정식 수입은 되지 않았으며, 해외직구로 구매 시 65,000원 전후로 구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국내 정식 수입 가격 비교가 어려움에 따라 해외 직구 금액을 기준으로 비교를 하자면 약 2배의 가격차이가 발생한다. 드리퍼 세트를 싼건 만원이면 살 수 있는데, 6만원이나 주고 저울을 사야될까? 실제로 홈카페를 하는 사람들도 고민을 하게 만드는 문제다.
케이스는 두개가 거의 동일하니 참고용으로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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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블랙미러 나노와 블랙미러 베이직은 사이즈와 민감도를 제외하면 차이가 없는 것인가? 라고 물을 수 있겠다. 먼저 외관에서는 베이직은 버튼이 윗면에 숫자들과 함께 배치가 되어 있고, 나노는 숫자들은 정면 빗면에 배치가 되어 있는데 버튼들은 양쪽 사이드에 배치가 되어있다. 양쪽 사이드에 버튼이 있고 민감하다보니 버튼을 누를때 저울이 양옆으로 밀리거나 운반시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나도 버튼은 상부에 있는게 좋은 것 같은데, 사이즈 때문에 윗면에 버튼을 놓지 못한 것 같다. 둘 다 플라스틱 재질로 나노가 좀 더 고급져 보이긴 하며, 나노 모델은 기존엔 없던 전원 on/off 버튼이 따로 추가되었다.(오른쪽 옆면) 베이직 제품은 전원 버튼과 무게 측정 버튼이 하나이며, 오래 누르면 전원이 동작하여 꺼진다. 나노가 사이즈가 작다보니 아무래도 배치나 관리 측면에선 좀 더 유리하겠다. 실제 무게 측정은 거의 비슷한데, 나노가 민감하고 빠릿하게 반응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영상으로만 봐도 확실히 반응속도 차이가 보인다.
각 저울마다 미끌림 방지용 저울이 함께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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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두 제품은 대표적으로 1) 타이머(자동,수동), 2)저울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고, 두 기능 모두 상당한 정확도를 자랑한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0.2g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테스트시 0.1~0.2 사이 오차 발생했으며 보통은 동일하게 측정이 되었다. 하지만 나노 제품은 에스프레소용이라고 하는 만큼, 왼쪽편에 유량을 측정할 수 있는 버튼이 하나 더 있다. 개인적으로 핸드 드립시에 몇번 테스트를 해보긴 했는데, 유량이 표시될 때는 시간이 표시가 되지 않다보니 조금 애매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기준으로는 꼭 필요한지 잘 모르겠으나, 본인의 핸드드립 속도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연습을 하거나 에스프레소 머신의 성능 테스트 시에는 유용하지 않을까한다.
왼쪽면에 순서대로 유량 버튼 / 타이머 버튼이다.
위에선 분명 타이며처럼 00:00으로 표시되었는데 지금은 ml/s로 표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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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2배의 가격을 주고 블랙미러 베이직 대신 블랙미러 나노를 구매할 가치가 있을까? 이미 2개를 모두 구매한 내 입장에선 둘 다 훌륭한 제품이며 블랙미러 베이직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좀 더 빠른 반응 속도와 정밀한 측정, 가격에 비례한 품질을 느껴보고 싶다면 블랙미러 나노를 구매해도 좋겠다. 실제로 블랙미러 나노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은 편이며, 현재 세계적으로 커피 저울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아카이아 커피 저울의 하위호환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입문자들에게 있어선 1~2만원짜리 커피 저울도 훌륭한 선택일 것이며, 저렴한 라인에서 가성비 템을 찾는다면 블랙미러 베이직, 중고급 라인에서 가성비 템을 찾는다면 블랙미러 나노를 추천해주고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정말 많이 마시고, 요즘 홈카페가 유행하는 것에 비해 커피 용품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가 많지 않다. 좀 더 품질이 좋고 세계적으로 팔릴 수 있는 국산 커피 용품들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품질만 좋으면 역시 국산이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