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찌아 클래식 프로
나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한 대 가지고 있으며, 제품은 가찌아 클래식 프로이다.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유명한 가찌아에서 만든 가정용 제품으로, 작은 카페에서도 사용하며 하이앤드급에서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대신 그렇게 예쁘진 않고 기능도 심플하다.(에스프레소 추출, 스팀 끝!)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과 규격이 동일하며, 많은 부분에서 상업용과 동일한 사양을 많이 적용하여 품질이 괜찮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가정용이라 아쉬운 부분이 없을 순 없는데, 전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제품인 만큼 DIY 관련 자료도 많고, 기능이 심플한 대신 전자기판이 거의 없어서 손대기도 편하다.
[2] OPV 압력 조절(13bar → 9.4bar)
서론이 길었는데, 본격적으로 OPV 압력 조절로 들어가보자.
OPV는 Over Pressure Valve의 약자로, 에스프레소 추출 시 압력이 과하게 걸리면, 3way 밸브(메인 라인에 과압 방지 라인까지 추가된 거라 생각하면 쉽겠다.) 를 통해 물을 배출하여 압력을 조절해주는 장치이다.
우선 일반적으로 상업용으로 사용되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추출 압력은 9bar 전,후인데(물론 다르게 사용하는 가게도 많지만 가장 무난한 압력 기준이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의 OPV는 왜인지 13bar로 설정이 되어 있다. 가정용은 대부분 이 OPV 기준 압력이 높은 편이며, 이유에 대해서는 '가정용이 상업용에 비해 펌프 압력이 약해서' , '파드 커피 추출 시 고압이 필요해서' 라는 등의 설은 있으나 확실하진 않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상업용 머신과 동일 파츠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샀는데, 엇? 왜 압력이 달라? 라고 하여 당황한 사람들이 꽤 있는 듯 하다.(애초에 액정이 없어 안 보이니 별도의 압력 측정기가 없으면 확인도 안된다.) 하이앤드급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중에는 이 OPV의 압력 조절이 가능한 제품들도 있다. 그런 제품들은 보통 액정에 압력이 보인다(?).
하지만 이 제품은 조절 기능이 없는데, 많은 전문가(?)님들께서 OPV의 기능을 하는 spring에 손을 대서 압력을 13bar → 9.4bar로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래서 나도 제품 구매 1주년을 맞아, 한 번 작업을 해보았다. 기존 spring을 직접 잘라서 쓰는 분도 있으나, '순정은 언제나 옳다' 라는 내 생각에 따라 기존 spring은 보관하기로 하고 유사 제품 구매를 선택했다. 내가 구매한 spring은 '선경0.7 외경7 길이22 권수9' 이다.(홈바리스타클럽 카페 글들을 참고했다.)
제품 상부 + 구매한 스프링
볼트 2개만 풀면 쉽게 뚜껑을 열 수 있다.
작업할 OPV는 튜브 끝단의 금속부분이다.
튜브를 먼저 제거하고 (생각보다 뻑뻑해서 다른 플라스틱 부분 부서질까봐 무서웠다.)
스패너 또는 몽키로 OPV를 제거하면 안에 spring이 보이는데, 이걸 구매한 spring으로 교체!
그리고 다시 역순으로 OPV를 조립하고 튜브를 연결하면 완료!
[3]가스켓, 샤워스크린, 디퓨저 교체(전부 호환 제품)
가스켓과 샤워스크린은 어느정도 소모품으로 분류가 되며, 6개월~1년에 한번 교체를 권장한다. 물론 권장일 뿐 그대로 계속 쓰는 사람도 있으나, 이 제품은 기본 가스켓이 고무라 열에 약해 쉽게 경화되고 포터필터를 장착할 때마다 압력을 받다보니 오래되면 갈라짐이 발생하여 추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웬만하면 교체해주는 것이 좋겠다. 샤워스크린에 대해서는 권장은 주기적 교체인데 그대로 써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난 이참에 교체 해보기로 했다. 디퓨저는 원래 교체가 필요한 부품은 아닌데, 고열,고압의 추출구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재질이 알루미늄이다. 모카 포트를 쓰는 사람이라면 '알루미늄'이 얼마나 관리가 까다로운지 잘 알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이 닿지 않는 안쪽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황동(brass) 호환 제품으로 교체를 한다.
OPV 조정도 간단한 편이지만, 이 3개는 추출구쪽으로 외부에 있다보니 교체가 쉽다. 가스켓은 좀 더 내구성이 좋은 호환 실리콘 가스켓(국내산)을 구매하였으며, 샤워스크린은 에스프레소 머신 업계에선 유명한 업체인 IMS사의 호환 샤워스크린을 구매하였다. 디퓨저는 이탈리아(?)산 호환 제품이다.
이렇게 제품을 먼저 눕히고 가운데 보이는 나사를 제거한다.(나사로 붙어있는 판이 샤워스크린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디퓨저에서 샤워스크린이 분리된다.(죄송합니다 아무리 커피 찌꺼기래도 좀 더럽네요)
이렇게 육각드라이버로 쑥쑥 돌려주면 디퓨저도 분리된다.
디퓨저 분리 후, 송곳이나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가스켓을 제거 후 교체한다.(난 송곳이 없어 드라이버로)
기존 고무 가스켓과 호환 실리콘 가스켓(인심 좋은 사장님이 1개 샀는데 2개 보내주셨다.)
왼쪽의 새로 구매한 황동 디퓨저로 교체 설치
해체의 역순으로 다시 조립중...(안에 파란색 실리콘 가스켓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샤워스크린을 이번에 구매한 IMS 샤워스크린으로 교체해준다.
설치 완료! 뭔가 깨끗해 보인다.
[4]작업을 마치며
오늘은 가찌아 클래식 프로의 가장 기본적인(?) DIY를 해보았다. 생각보다 관련 글도 많이 나오고, 공대출신이 아니더라도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한 번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작업 후, 기분탓(?)인지 진짜로 압력이 낮아진 효과인지, 동일한 설정에서 추출속도가 느려지고 맛이 부드러워졌다. 제품이 너무 심플하다보니 액정이 하나도 없는데, 이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DIY로 PID(온도조절장치)를 추가 설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건 다음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교체 후 추출 영상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 하겠다.
부드럽게 잘 나와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