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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복싱 초보의 왓츠 인 마이 운동가방

[1]
코로나 사태 이후로 운동도 잘 하지 않고, 사람도 잘 만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않고 많이 먹게 되었다. 워낙에 먹는 것을 좋아해서 늘어나는 체중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 살았다. 옷이 맞지 않는다거나 숨이 찬다거나 하는 정도는 건강 적신호로 여기지도 않다가 심각한 몇가지의 문제를 겪고나서야 ‘이러다 훅 가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는 재미없고, 한때 좋아했던 런닝은 무릎에 부담이 있어 매일 하기는 껄끄러웠다. 친한 동생의 오랜 설득으로 복싱을 시작했고, 이제 3개월 정도 지났다. 100일이면 사람 습관이 잡힌다고 하지 않나? 가능한 주5일 체육관에 나가려고 했고, 재미를 넘어서 ‘필수' 라고 여겨지려 하는 와중에 복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좀 더 정확히 하자면, 복싱장에 가고싶은 사람들이 사야할 혹은 처음엔 사지 않아도 되는 것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서두에 이야기하자면, 난 절대 복싱을 잘하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한다. 철저히 초보자의 관점에서 복싱에 관심있을 법한 초보자분들에게 약간의 아는척(?) 을 하고자 하니 전문가 분들은 귀엽게 봐주시라.
소올직히 처음에는 하고싶고 말고 없이 그냥 힘들고 귀찮고 .. ㅋㅋ
[2]
어떤 운동이는 처음에 시작할 땐 장비를 갖추고 하는 맛으로 한다고들 하지만, 복싱만큼 생각보다 간단한(?) 장비로 시작하는 것도 드물지 않나 싶다. 내가 샀거나, 사용중인 것들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고, 복린이들에게 당장 필요할지도 기술했다. 그럼 소개 들어간다.

1. 운동복 : 사고싶으면 사라

요즘은 헬스장도 그렇고 운동복 대여료를 지급하고 체육관 옷을 입고 운동할 수 있다. 난 그냥 내 옷 입고 싶은 사람이라 그리 하진 않았지만, 내가 빨래 하지 않아도 되고 체육관에서 바로 샤워하고 나와도 되고.. 이래저래 편할 듯 허다. 난 달리기할 때, 헬스할 때 입던 옷이나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옷 아무거나 입고 운동한다.

2. 글러브 : 사지마라

내가 다니는 체육관은 처음 등록 시 NOVA Boxing 의 백글러브를 이벤트로 제공했었다. 사실 이 백글러브만으로도 충분히 기본 운동이나 미트 훈련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 12oz짜리 TWINS 글러브를 별도 구매했다. ( 백글러브가 가벼워서 산거다. 절대 소비욕 충만한 사람이라 산거 아니다. 라고 하지만 이뻐서 샀다  ) 남자분들이라면 백글러브가 다소 가벼울 수 있으니, 내가 구매한 12oz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사려고 찾아봤던 브랜드는 꽤 있었으나( Cleto Reyes, Winning boxing, adidas boxing, venum, …) 대게 가격이 후덜덜하거나 이쁘지 않아서 과감히 패스했다.
내 글러브. 아주 잘 골랐다. 이쁘단 말이지 / 직접 촬영

3. 핸드랩 : 사지마라

핸드랩도 보통 체육관 처음 등록하면 백글러브와 함께 주는 것 같으니 미리 사지 않아도 된다. 나는 처음 제공받는 NOVA Boxing 핸드랩 쓰다가 이쁜거 쓰고싶어서 체육관에서 파는 TITLE 핸드랩 사서 쓰고있다. 심리적 원투 속도 올라가는 느낌 + 빡빡하고 쫀쫀한 미제 핸드랩의 탄력이 아주 좋다.(사실 미제는 아니고 made in indonesia 였던 것 같다.)
내 물통과 핸드랩. 체육관에서 파는 것들 중 집히는 것으로 샀는데 아주 만족한다. 특히 색깔ㅋㅋ

4. 신발 : 사지마라

가장 많이 고민했던 항목이고, 사실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처음 운동할 땐 사실 아무 운동화나 상관없는데 복싱화 이게 좀 이뻐야 말이지.. 지금은 나이키 데이브레이크 로 무리없는줄 알았으나, 복싱 특성상 앞뒤 스텝을 많이 밟게 되고, 발바닥과 신발의 접지력, 그리고 신발 바닥과 땅바닥의 접지력이 매우 중요하다. 난 스텝 씨게 밟다가 발바닥이랑 신발이 따로 논 적이 몇번 있는데 진심 발바닥에 불난줄 알았다. 운동 끝나고 보니 물집 잡히고 ….. 하지만 이건 내가 뚱보라서 마찰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강했을 수 있으니 입문자는 복싱화까진 사진 않아도 될 것 같다. 나중에 산다면 아디다스나 아식스가 이쁘긴 하니 잘 찾아보시길!

5. 헤드기어 : 사지마라

운동 시작하고 스파링 하려면 한참 멀었다. 아무도 당신 머리 안때리니 스파링 할 때 되면 사라. 이것도 이쁜 제품들이 많은데, 대부분 앞서 언급했던 글러브 브랜드들에서 잘 나오니 디깅해보시길 바란다.

6. 마우스피스 : 사지마라

헤드기어랑 똑같은 말 두번 쓰지 않는다. 사지마. 난 최근에 생일선물로 받았는데 포장만 뜯고 서랍에 모셔뒀다.

7. 양말 : 사라

이게 제일 중요하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두꺼운 양말' 이라고 생각한다. 발, 그리고 발바닥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으면 내 몸도 나가리, 내 신발도 나가리, 내 실력은 이미 나가리 .. 그냥 나가리 3콤보 맞는거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텝이 많은 운동이다. 양말이 제대로가 아니라 신발이랑 발이 따로논다? 걍 부상인거다. 왠만하면 스포츠양말 신어라. 특히 뚱보라면 꼭 진짜 제발 신어라. 뚱보는 뚱보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난 주로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애용하는데, 면은 나이키가 좀 더 좋은 것 같다. 아디다스는 생각보다 금방 헤진다.

8. 물통 : 사라

복싱 시작하기 전엔 이렇게 고강도 운동일지 몰랐다. 그리고 원투 미트만 치다 끝날줄 알았던 운동이 아니라, 매일매일 크로스핏 스러운 체력운동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땀이 엄청 난다. 그만큼 물도 많이 먹겠지? 정수기 옆에 붙어있는 1회용 종이로는 당신들의 목을 긁어줄 수 없다. 물통 얼마 안하니까 걍 사.

9. 운동가방 : 사고싶으면 사라

락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짐이 꽤 된다. 체육관에서 신을 밑창이 깨끗한 운동화 + 글러브 + 핸드랩 + 물통 ( + 헤드기어, 마우스피스, 갈아입을 옷 .. ) 실제로 양손에 들고 운동간 적이 몇번 있는데 할 짓 아니니까 운동 더플백 하나 장만하는 것을 추천한다. 난 사실 운동 더플백이 오래되어 다 정리하는 바람에 여행용으로 사용하는 Porter Tanker 2-way 보스턴백(M)을 쓰고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

[3]
총 9개의 항목 중, 사라 는 넷(사고싶으면 사라 포함), 사지마라는 다섯이다. 다 필요없을 줄 알고 이 글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사지마라가 적어서 신기하다. 마지막으로 100일 복싱하며 생긴 신체 변화짤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해볼까 한다.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좀만 더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