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을 위해선 스스로를 바꿀 노력이 필요하다는걸 알았다.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느끼는 그대로 살았던 나는 참 바보같았다.
[2]
오랜 친구들에게 마음 편하게 전화도 해보고, 거울보고 웃는 연습도 한다. 미뤄뒀던 책도 읽고 머리도 잘랐다. 운동도 집중해서 한다. 신나는 음악을 들어도 보고 실없는 농담도 해보며 삼류 유튜브 채널에 나오는 대화 잘하는 법,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노하우를 인터넷 강의보듯 찬찬히 들여다 보기도 한다.
[3]
정작 내 문제에 대해서는 숙제 미뤄논 애 마냥 덮어두고 가만히 지내진 않았나 싶다.
배려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기적인 마음이었다. 혼자 편하자고 하는 행동은 아니었지만, 당위성을 찾기 위해서만 행동하진 않았을까, 혹은 그렇게 비치진 않았을까 잠이 오지 않는다.
자기 전에 괜찮을거야라고 세번 되뇌인다. 일어나서도 괜찮을거야라고 세번 되뇌인다. 새벽에 깼을 땐 그냥 복잡하다.
[4]
과거의 나에 대한 미련은 버리는 편이 좋겠다. 지금의 나를 찾고 싶다.
눈치보지 말고 일해야한다고 숨쉬듯 이야기하면서 정작 내 삶에선 왜 숨 참고 썩으며 매캐한 냄새가 진동할 때 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괴로움만 주고 있었을까? 헌신이라고, 해야 할 일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고 믿음을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었다.
[5]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나아가려고는 생각했었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할 수 있는 일만 생각하고, 해야할 일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빌어먹을 조심스러운 태도 때문에. 직무유기나 다름없지 않았나.
질투심이었나, 아니면 아집이었나, 책임감이었나. 그 속에서 자꾸만 맞아서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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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팔로우하는 음악평론가 차우진님이 오늘 포스팅해주신 글이 와닿아서 두고 보고싶다.
세상 만사 똑부러지는 영역이 없다. 뭔가를 지키는 것 만큼이나 나아가는 것도 어렵다. 그저 한 걸음 정도 내딛는다. 자기가 자기를 평가할 수도 없다. 역할과 관점과 태도가 다 다르다. 그저 해야할 일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다. 그중엔 직접 해보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포함된다.
몇 년 사이 내게 생긴 큰 변화라면, 전에 비해 실패하거나 망하는 것에 매우 겁먹지 않게 된 것이다. 오해받고 비난받는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책임지는 일과 감당하는 일이 별다르지 않다.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나야 알게된다. 만드는 것은 그런 거라고 믿고 있다.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건강하게 늙어가고 잘 되길 바란다. 내가 계속 일하는 것 또한 모두 그들 덕분이다.
정확하게 보고 말할 것. 경험과 감각을 소중히 여길 것. 이 두가지를 기준으로 일하고 있다. 이성과 논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건 내 나름의 방향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