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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라이트이어 (2022)

최초의 장편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1995)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버즈의 이야기를 그리는 ‘라이트이어 (2022)’가 공개됐습니다. 카우보이 장난감 우디는 토이스토리(2019)를 통해 은퇴를 했고, 이제 버즈의 이야기를 다룰 차례가 된 것이죠. 재밌는 점은 토이스토리 세계관의 버즈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모델을 다루는 것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Disney. Pixar.
영화는 지나간 실수를 생각하며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항상 앞을 보며 나아가자는 메세지가 뼈대를 이루고 있는데요. 그 사이사이에도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 함께 했을 때 가능하게 한다는 이야기와 또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선 부딪혀 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영화 전체에 잘 분배되어 있어 이야기의 밀도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새롭지 않기때문에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데요. 제작진들은 그것을 피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만들어냅니다. 클리셰들을 더욱 클리셰스럽게 쓰는 것이죠.
Disney. Pixar.
애니메이션에는 실사영화가 담지 못 하는 감성이 있습니다. 토이스토리가 트랜스포머처럼 실사영화로 만들어졌다면, 그 감동의 깊이는 절대 같지 않을 것입니다. 라이트이어(2022)는 애니메이션의 장점들을 골고루 잘 담고있습니다. 캐릭터들은 과장된 행동들을 하지만 그것이 자연스러운 코믹함으로 보이고, 액션은 더 역동적이게 됩니다. 토이스토리의 앤디가 이 영화를 보고 버즈 장난감이 가지고 싶어진 것이 이해될 정도로 순수하게 재밌습니다. 개연성보단 이야기의 표현과 어드벤처에 초점을 둔 것이죠. 픽사라는 타이틀을 생각하면 더 기대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정도면 픽사의 타이틀 방어를 하기에는 충분한 재미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6월은 성소수자 인권의 달(pride month)입니다. 무지개 색의 옷이나 깃발 등을 가지고 스톤월 술집에서 시작된 항쟁을 잊지말자고 퍼레이드를 하기도합니다. 우리가 더 많이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수록 익숙해질것이고, 그러다 어느순간에는 더 이상 이상한 것이 아니게 될테니까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화에 나오는 버즈의 친구가 동성애를 한다는 이유로, 14개의 국가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기때문인데요. 몇개의 국가에서는 문제가 되는 장면을 편집하면 상영을 허가하겠다고 했지만, 픽사 측에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Disney. Pixar.
사실 영화에서 덜어내도 문제가 전혀되지 않을 정도의 내용이라서, 개인적으로는 이 논란이 유치해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 영화에 동성애 장면이 나와서 아이의 정체성 혼란을 줄 것이 두렵다라는 의견이 일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영화의 이야기에는 이 동성애코드가 전혀 어떤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따로 있는데, 그것을 보지 못 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주변에 LGBTQ인 친구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되었습니다. 한 대만영화의 대사 처럼 이성애자의 사랑과 동성애자의 사랑에 다름은 없습니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우리 모두 시대와 함께 변해가고 있습니다.
Disney. Pixar.
영화에는 픽사의 팬, 특히 토이스토리의 팬들이라면 알 수 있는 이스터에그들이 많습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에서 버즈가 했던 대사들이나, 스타트렉, 스타워즈 심지어는 에반게리온의 흔적도 보입니다. 이런 이스터에그들을 찾아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겠죠. 동성애라는 논란때문에 영화 보기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도 당당하게 추천드릴 수 있는 단순히 재밌는 영화 라이트이어(2022)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