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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으로 멀티버스를 성공적으로 소개시킨 마블이 이번에는 제목에까지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멀티버스를 다루려고합니다. 제목처럼 관객들의 반응도 대혼돈에 빠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인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호불호가 나뉘는 이유와 감독의 의도를 제 나름대로의 시선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셨다는 전제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Marvel Studio.
마블의 수뇌부가 감독을 고르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존 파브로는 엘프(2003)에서 보여준 아이들과 어른의 감성 그 어딘가의 사이를 잘 보여준 능력으로 마블의 시작을 맡을 수 있었고, 캐릭터가 많아지기 시작한 시빌워(2016)부터 엔드게임(2019)까지는 TV시리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루소 형제가 맡았습니다. 비교적 덜 유명한 감독들과 함께 성공적인 콜라보를 만들어왔는데, 이번엔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로 잘 알려진 샘 레이미라는 색채가 강한 감독을 데리고 왔죠.
Marvel Studio.
샘 레이미 감독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알려져있을 뿐 호러영화 그것도 B급 호러영화에 능통한 사람입니다. 심지어 소니가 스파이더맨의 감독을 찾던 당시 샘 레이미는 고려대상도 아니었지만, 감독 본인이 간절하게 원하고 스탠리의 지원으로 발탁될수 있었죠. 그의 연출작들을 보자면, 데뷔작인 이블데드(1981)가 저예사 공포영화의 바이블처럼 여겨지고, 드래그 미 투 헬(2009)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SF, 판타지, 호러영화계의 아카데미라는 새턴상을 수상했었죠. 그가 제작하는 참여하는 작품을 본다면 그의 성향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맨 인 더 다크 시리즈와 그루지 시리즈 등 호러영화들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그에게 마블이 연출을 맡겼다는 것은 원하는 것이 확실했다는 것이겠죠. 히어로물+호러물의 그 중간을 맡아주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관객들이 어리둥절해 하지만 통한 것으로 보입니다.
Marvel Studio.
샘 레이미 감독의 호러적인 연출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도 중간중간 들어가있었습니다. 닥터 옥토퍼스의 수술 장면은 지금봐도 섬뜩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이번 편을 보고있으면 떠오르는 영화들이 몇몇 있습니다. 완다가 다른 세계의 완다에게 빙의되는 장면은 엑소시즘 영화이고, 닥터 스트레인지의 시체가 살아나는 장면은 말그대로 좀비 영화이죠. 분장과 연출을 보고있으면 그것도 B급 좀비영화입니다. 그리고 빙의된 완다가 쫓아오는 장면은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캐리(1976)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한번씩 임팩트있게 쓰여진 점프샷은 관객들을 계속 긴장하게끔 만들고, 완다가 카메라를 응시하면 거기서 오는 불편한 느낌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되죠. 이번 영화에서의 완다의 행실을 보자면 제목이 대혼돈이 아니라 영어 버젼의 광기가 더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극장을 나서면서 정말 오랜만에 호러영화를 봤네라며 껄껄 웃으면서 집으로 왔습니다.
Marvel Studio.
하지만 한번씩 호러 영화와 히어로 영화 그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두 닥터 스트레인지가 음표로 싸우는 장면이었는데요. 닥터 스트레인지가 갑자기 그린랜턴으로 보이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계속된 호러적인 연출에서 그 장면만 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싸움의 마무리는 싸움에서 진 닥터 스트레인지가 창살에 꽃히며 다시 또 호러로 끝나죠. 마치 두 종류의 영화가 왔다갔다하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긍정적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아메리칸 차베즈라는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소개시켰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다른 세계의 크리스틴에게 진심을 전화면서 1편에서 이어온 크리스틴을 향한 본인의 마음을 정리를 할 수 있었음을 선물받은 시계를 고치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지구616의 크리스틴은 꿈에서 스티븐의 사랑해를 들을 수 있었겠죠. 히어로 영화의 탈을 걸친 호러 영화이자 샘 레이미의 트로이 목마였던, 닥터 스트레이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