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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세비야 미망인의 집(미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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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우리나라의 삼시세끼 문화와 달리, 하루에 다섯끼를 먹는다. 일반적으로 오전 7시에 아침, 10시에 아점(아침+점심), 2시에 점심, 6시에 점저(점심+저녁), 9시에 저녁식사라고 보면 되겠다. 말만 들으면 스페인 사람들이 다들 대식가인가? 싶지만, 실제로는 아점과 점저는 거의 간식에 가까운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식사 시간이 5번이나 되다 보니, 스페인에는 먹을거리가 정말 많았고 타파스(전채요리, 핑거푸드, 간식)의 종류가 엄청났다. 즐거웠던 스페인의 맛집 탐방 중, 기억에 남는 세비야 미슐랭 맛집인 ‘미망인의 집(CASA LA VIUDA)’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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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하면 떠올릴 수 있는 곳은 바로 세비야 대성당이다. 실제로 세비야 대성당의 주변으로 구시가지와 관광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미망인의 집’은 세비야 대성당에서 북쪽(위쪽)에 위치한 상점거리(쇼핑거리) 근처에 있다. 실제로 세비야도 바르셀로나처럼 구시가지는 골목골목 복잡하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있나 싶긴 한데, 그래도 나름 번화가(?)에 있다고 보면 되겠다. 이렇게 친절하게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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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똑같겠지만, 나도 미슐랭 맛집이라는 것으로 보고 대표 메뉴를 검색해보았더니, 여기는 소꼬리찜(RADO DE TORO A LA CORDOBESA)이 제일 유명했다. 생긴 게 어디서 많이 보던 것 같은데 하면서, 주문을 했더니 거의 3분만에 나왔다. 스페인에서 가장 놀란 부분이 음식 나오는 속도인데, 항상 주문을 하면 5분안에 모든 것이 정리 된다. 고온에서 튀기거나 찌는 요리가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참 좋았다. 아무튼, 앞서 말한 것처럼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음식이 나왔는데, 진짜 한국 감자탕 같은 맛이 느껴졌다.( 라면 스프 넣으시나? ) 그 말인 즉, 맛있다.
소꼬리찜. 스페인 남부에서는 꽤나 유명한 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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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시킨 메뉴는 한국에서 스페인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감바스로, 실제 명칭은 감바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이다. (스페인어 그대로 감바스(GAMBAS)=큰 새우) 이 메뉴 역시 주문하고 3분(?), 어떻게 메뉴판을 놓고 샹그리아 한잔 하는 사이에 음식이 나오는지 언제나 신기하다. 감바스는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새우를 넣고 튀긴 것이 전부라서, 한국에서 먹는 맛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지산 올리브 오일과 마늘의 힘이란… 이상하게 맛있다. 거기에 가격대비 양도 푸짐하니 만족도가 높다고 하겠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스페인도 물가가 올랐고 특히 해산물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그래도 저 한접시가 12유로(1.5만원)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아름다운 가격이다.
우리 친구 감바스!. 아주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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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듯이, 음식과 함께 샹그리아가 있는데, 1JAR(1병)에 약 9유로(1.1만원)정도로 매우 착한 가격이다. 물 한잔이 평균 2.5유로이기 때문에, 실제로 물보다 샹그리아를 더 자주 마신 것 같다.(심지어 맛있다) 밤 10시에 저녁식사로 들린 ‘미망인의 집’은 여긴 확실히 미슐랭 맛집이 맞구나 싶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만큼 손님도 엄청 많았다. 디저트들도 맛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