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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겨울 여행’이라고 한다면, ‘눈’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 ‘시라카와고’의 일본 겨울여행기에 이어, 일본의 또 다른 눈풍경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역시 ‘훗카이도(북해도)’에 대해 쓰는 것이 친숙하겠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을 다녀오는 것이 취미사진작가이니 이해해주면 좋겠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바로 아래 사진으로 대표되는 ‘이네후나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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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후나야’는 ‘이네(동네이름)’+’후나(일본어로 배(후네))’+’야(일본어로 가게,집)’의 합성어로, 즉 이네라는 동네에 있는 뱃집들이라고 보면 되겠다.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바닷가에 수상가옥이 줄지어 있는 형태이며, 주거하는 집과 배를 보관하는 창고가 일체화된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전통건물이다.(언뜻 보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떠오르기도 한다) 교토에서 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데, 오사카와 교토에 워낙 볼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네후나야’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가깝다보니 다른 볼거리가 없어서 일반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시에는 쉽게 가지 않는 곳이다.
교토에서 차로 3시간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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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네후나야’는 원래 일본 전통식 수상가옥과 한적한 시골마을 분위기가 합쳐진 곳으로, 눈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다. 보통은 수상가옥의 ‘료칸(여관)’을 이용하여 전통 체험을 하거나, 배를 타고 근처 바다를 돌며 마을 구경을 하는 관광을 위해 오는 곳이라고 하겠다. 그럼 필자는 왜 여기에 겨울 여행을 왔느냐 하면, 일본 겨울여행지를 찾다가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눈덮인 ‘이네후나야’사진을 보고 여기다!’하고 느낌이 왔기 때문이다.(나의 여행은 언제나 즉흥적이다)
차로 ‘이네후나야’를 가던 중에도 눈이 엄청 내렸는데, 다행히도 다음날 아침에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땐 눈이 오지 않아서 원하던 눈쌓인 ‘이네후나야’의 전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바다쪽으로 나가는 길에 있는 수상가옥들
산과 바다를 끼고 옹기종기 수상가옥들이 모여있다.
주차장인데... 눈밖에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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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들을 찍고 있었더니, 전날 온 눈으로는 부족했던지 눈이 펑펑 오기 시작했다. 매우 춥고 눈때문에 앞도 잘 안보였지만, 어떻게 보면 눈이 내리고 있는 풍경도 사진으로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덕분에 얼어죽는 줄 알았지만, 사진은 남았다...
하얀 점들처럼 보이는 것이 눈이다.
수상가옥에 눈이 또 쌓여간다.
눈이 와도 어선은 뜬다.
우수에 잠긴 척(?)- 컨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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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한 ‘이네후나야’는 처음 듣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고, 더욱이 겨울여행지로는 연관검색조차 잘 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기존의 유명 해외여행지들에 지친 사람들이나, 시간을 들여서라도색다른 풍경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한 번쯤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결과물인 사진은 예쁘지만, 실제 찍고 있는 중엔 이모양(?)이다.
한적한 이네후나야의 안쪽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