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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메이저리그가 있다면, 한국에도 KBO 리그가 있다. 스마트폰이 전파되고 요즘 어린 세대에서는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덜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어릴 때 놀거리는 TV밖에 없던 시절의 우리세대까지는, 부모님 세대의 영향을 받아 한국 프로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특히 [C]) [G]의 경우 아버지가 하던 일이 야구를 하면 장사가 되지 않았기에 그런 부모님의 영향으로 프로 야구를 보거나 응원 간 적이 없었으나, 직접 야구를 하는 것은 좋아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규칙은 알고 있지만 선수들을 잘 모르는 정도였는데, 대학생 때부터 친구들을 따라 한번씩 응원을 가면서 야구응원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한번씩 파트(15명) 단위로 야유회겸 야구 응원을 가게 되었는데, 거제라는 지역적 특성상 NC 다이노스 팬과 롯데 자이언츠 팬 양쪽을 위하여 두 팀이 붙는 경기 응원을 가게 되었다.
파트 동생이 구해온 낙동강 더비 티켓.
낙동강 더비 플랜카드가 곳곳에 걸려있다.
NC 다이노스 홈구장 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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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람이라면 롯데 자이언츠! 겠지만, 솔직히 [G]는 원래 그렇게 관심이 없었기에 어느 쪽이 이겨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이기는 편 우리 편). 하지만 이번 경기를 예약한 파트 후배가 NC 다이노스의 골수팬(?!)이었기에, NC 다이노스 야구장을 방문하여 1루 내야석에 앉게 되었으므로 난 자연스럽게 NC 다이노스 응원을 하게 되었다. 우리 파트 15명 중 절반 이상이 부산 출신이라 롯데 팬이었지만, 요새 워낙 롯데가 경기력이 떨어지다보니 NC 다이노스 응원석에서 다들 열심히 상대편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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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알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NC 다이노스가 생긴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창원/마산 사람들은 원래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었다. 그래서 우리 파트에서도 창원/거제 출신 사람들이 NC 다이노스로 갈아탔는데(?), 뭐 요새 워낙 롯데가… 못하고 NC가 잘 하다보니 다들 그렇게 불만은 없는 편인 것 같다. 경기가 시작되고 역시 야구 경기 관람은 응원이 90프로를 차지하는 만큼, 동생의 선창에 따라 열심히 응원가를 불렀는데, 몇 번 따라부르다 보니 쉽게 입에 익었다. 롯데 자이언츠 팬에게 익숙한 손아섭이나, 최근 인기 있는 구창모, 박민우 등도 자주 보다보니 반가운 느낌이었다. 오히려, 예전에 이대호가 이끌던 롯데 자이언츠의 멤버들이 대부분 바뀌어서, 낯선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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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스포츠 경기는 직관이 재밌다고 해야할지, TV로 보면서 친구들과 모여 치맥을 하며 응원하는 것도 재밌지만, 확실히 현장감은 달랐다. 현장에서 안타/홈런을 지켜보며 옆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응원하는 느낌이 좋았다. NC다이노스 선수들이 안타를 치거나 병살을 당할 때마다 시시각각 바뀌는 NC 다이노스 팬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계속 응원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물론 치맥은 기본 세팅으로 깔려있었지만, 2시간정도 지나면 다들 출출해져서 먹을 것을 찾게 된다. 그래서 이런 곳에 오면 반드시 찾아줘야 하는 라면을 찾아왔다.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는데, 쉬는 시간이 끝나기에 늦지 않게 사왔고, 역시 밖에서 먹는 라면은 맛있었다.
요샌 라면 끓이는 것도 인공지능 조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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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방문한 야구장에서, 홈구장인 NC 다이노스가 선취점을 내고 앞서 갔으나, 9회에 동점으로 따라잡히더니 연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역전을 당하며 경기가 종료되었다. 우리 NC 골수팬 동생은 매우 슬퍼했으나, 절반의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오히려 좋아했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었고, 실제로 한두분은 9회부터 3루쪽 롯데 응원석으로 가서 놀고 계신(?) 진풍경도 나왔었다. 너무 더운 계절이 아니라면,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가족석을 잡고 편하게 먹을 것을 먹으며 구경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가볍게 놀러와서 술한잔 하며 즐거운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좋겠다.
3루 롯데 응원석도 바글바글 했다.
23.08.08 - NC 다이노스 VS 롯데 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