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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라라랜드 (2016)

이 영화를 어떤 수식어로 소개하면 좋을지 생각하면 할 수록, 저는 한 문장밖에 생각이 나지않았습니다. 2016년 최고의 영화, 라라랜드(2016)입니다.
Lionsgate & Summit Entertainment.
줄거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전통 재즈바를 열고싶어하는 세바스찬이 배우를 꿈꾸는 미아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영화는 그들의 사랑, 꿈에 대한 열정, 그리고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위플래시(2014)로 색다른 음악영화를 선보였던 데미안 샤젤이 또 다른 음악영화를, 그것도 뮤지컬 장르로 돌아왔고 그의 두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뮤지컬 장르라고 하면 1940-60년대에 흥행했었지만, 그 이후에 잊혀져있다가 2000년대에 이르러 물랑루즈(2001)와 시카고(2002)로 다시 우리곁으로 돌아온 장르입니다. 이 두 작품은 고전 뮤지컬 장르가 낭만적인 느낌을 가졌던 것과는 다르게, 시니컬하고 풍자적인 느낌을 보여주었죠. 반면 라라랜드(2016)가 가지는 차별성은 영화의 주제는 현대적임에도 불구하고, 주제의 시니컬함을 고전 뮤지컬 장르가 가지고있던 낭만으로 표현해냈다는데 있습니다.
Lionsgate & Summit Entertainment.
영화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고전 뮤지컬 영화의 제작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제작사의 로고가 4:3의 화면비율에서 2.55:1의 시네마스코프로 전환됨과 동시에 L.A.의 삭막한 고속도로 오프닝씬이 펼쳐집니다. 시네마스코프는 가로가 극단적으로 긴 화면비율로, 고전 뮤지컬 영화들이 거대한 스케일을 표현하기위해 쓰였던 화면 비율입니다. 시네마스코프가 가지는 웅장함과 고속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신나는 군무는 이 영화가 어떤 테마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영화가 낭만적이게 표현되는 데는 색감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에서도 선보였던 고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위적이지만 아름답고 강렬한 색감이 영화 전체를 낭만으로 휘감습니다.
Lionsgate & Summit Entertainment.
라라랜드(2016)가 뮤지컬 영화이기때문에 음악은 더 할 나위없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 영화에서 두 곡의 음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로 올라 주제가인 City of Stars가 수상했죠. 엠마톰슨의 독백이었던 Audition도 영화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인물들의 관계를 대변하고, 또 나아가 관객들까지도 대변합니다. 관객들을 대변한다는 말은 조금 더 설명하자면, 관객들이 이 영화의 주제가들을 들었을 때에 그들은 영화로부터 받았을 저마다의 다른 감정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입니다. 이는 곧 영화가 주는 주제와도 연결되어있습니다.
Lionsgate & Summit Entertainment.
라라랜드(2016)는 관객이 두는 가치관이 어디있느냐에 따라 영화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것 입니다. 누구는 이 영화를 예쁜 영화로 기억할 것이고, 누구는 꿈을 이루는 성장 이야기로 기억할 것이고, 누구는 그들의 옛 사랑을 돌이켜 볼 것이고,  또 누구는 예술과 현실이 양립할 수 없는 슬픔을 기억할 것 입니다. 저는 예술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영화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대사 중에 ‘Not much to look at, huh?’ ‘I’ve seen better’란 대사가 있습니다. 이 대사들은 주인공들이 야경이나 관광명소와 같은 곳에서 주고 받는 대사들입니다. 대사가 끝난뒤에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너무나도 아름다운 예술이 펼쳐집니다. 즉,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공간 그 자체가 아닌 그 안에 함께있는 무언가가 공간을 아름답에 만든다는 것 입니다. 우리는 간혹 여행을 갔을 때, 관광명소를 발도장 찍듯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감정으로 누구와 함께 이 장소의 기억을 공유하느냐 입니다.
Lionsgate & Summit Entertainment.
저는 이 영화의 에필로그는 최고의 엔딩씬 중 하나로 영화관에서 받았던 그 따듯하지만 서늘한 감정을 평생 잊지 못 할 것입니다. 낭만에 대하여, 라라랜드(2016)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