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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곰소 염전(국내 출사지)

[1]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로망 중 하나가, 바닥에 고인 물에 하늘이 투영되어 위아래 대칭이 된 사진을 찍는 것이다. 하늘에 떠다니는 예쁜 뭉개구름이 지평선을 기준으로 대칭이 된 장면을 찍으면 뭔가 신기하면서도 예쁜 사진이 나오고, 이러한 사진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이 되겠다. 그런데 우유니 소금 사막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느낌을 내서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오늘 소개할 장소는 ‘부안 곰소 염전’이다. (결국 우유니 소금 사막도 거대한(?) 염전이다.)
넓직하고 뻥 뚫려있어 뭔가 속이 시원하다.
[2]
곰소 염전이 아니더라도 전라도에는 신안 염전이라던지 유명한 염전들이 많이 있는데, 곰소 염전은 나름 관광지로 유명한 태안 반도에 가까이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 찾아가게 되었다. 사진을 촬영을 하러 가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일하시는 분들이 북적북적 하고 있는동안 옆에서 눈치없이 사진을 막 찍고 있을 순 없다. 그래서 일하시는 분들이 가장 없을것 같은 주말 이른 시간에 곰소 염전에 방문을 했는데, 다행히도 일하시는 분들이 없어서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예쁘게 나란히 선 소금운반카트
[3]
하늘이나 사물이 바닥의 물에 투영된 위아래 대칭사진을 찍으려면 당연히 바닥에는 물이 고여있어야 하는데, 이제 막 바닷물을 가두어 둔 것인지 염전에는 물이 찰랑찰랑 하고 있었다. 물론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물을 가두어 두지 않은 곳들도 보였는데, 솔직히 염전엔 관심이 없었다보니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곳곳에 소금들이 맺혀있는 것을 보니 진짜로 저 넓은 염전에서 물을 증발시켜서 소금을 얻어내고 있다는 실감이 되었고, 새삼 일하시는 분들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이런 근로자 마인드...)
소금 맺히는 중…
이렇게 곳곳에 통로들이 있다.
[4]
이런 대칭사진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날씨인데, 아쉽게도 내가 방문한 날에는 조금 흐리고 안개가 많이 껴서 아주 새파란 하늘의 대칭 사진은 찍을 수는 없었다. 분명 한여름에 일기예보에서 쨍쨍하다는 것을 보고 출발했는데 역시 바다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는가보다. 그래서 서울이나 부산에서 예쁜 사진을 담기 위해 멀리 전라도까지 찾아왔다가 원하는 사진을 찍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상당히 자주 발생을 하는데, 생각보다 끈질긴(?) 우리의 아마추어 취미 사진가들은 또다시 찾아온다. 하지만 난 그정도는 아니므로, 한번으로 만족했다. (이날 실제로 나와 같이 방문한 분은 다시 사진을 찍으러 와서 결국 새파란 사진을 찍고 가셨다.)
소금 운반 카트가 제대로 투영되었다.
일렬로도 한 컷.
이렇게 인물 대칭도 가능하다.(무허가 업로드 후후?)
[5]
사진을 찍으러 여기 저기 다니다보면, 평소에 가려고 생각한적도 없던 곳을 찾아가는 일들이 생긴다. 내가 이전 소개한 지리산 지안재도 그렇고,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굳이 이 멀리 전라도까지 소금만드는 것(?)을 보려고 염전을 찾아오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볼 수 있는 것이 또 사진의 재미일 것이며, 그래서 사진의 세계는 깊고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투영 사진, 대칭 사진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전라도 여행을 와서 태안반도를 구경하고 가는길에 한번 쯤 들려보는 것도 좋겠다. 근처에 젓갈 파는 가게들도 많아서 반찬거리 쇼핑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