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서울에는 눈이 내렸다고 한다. 내가 있는 거제에는 눈 구경하기가 매우 힘들다보니, 눈을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눈은 한 번 봐야겠고, 이왕 보는거 해외에서 보자 는 생각으로 찾다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역시 일본이었다. 일본의 겨울 여행지로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면, 흔히 북해도(훗카이도)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나도 당연히(?) 훗카이도를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비행기를 검색했더니... 가격이 사악했다. 그래서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보자하는 생각에 조금 더 검색을 해보다 시라카와고라는 특이한 마을을 발견했고, 외딴 곳이라 찾아가기가 힘들더라도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가 차~~~암 애매하다.
[2] 위의 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시라카와고의 위치는 참 애매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비행기값이 싼 오사카로 입국하여, 교토로 기차를 타고 이동, 거기서 렌트를 해서 시라카와고로 이동했다. 전체적으로 7시간정도 걸린 것 같은데, 교토는 정말 맑았으나 시라카와고로 향할수록 하늘이 내가 눈을 보고 싶어하는 걸 알았는지 폭설이 왔다.(적당히만 와줬어도 고마웠을텐데...)
도중에 들린 휴게소의 모습(진짜 운전하다 죽을뻔 했다.)
하루 자고 나서 차에 눈 쌓인 모습.(같이 여행간 형이 눈치우는 중)
[3] 열심히 차를 몰아 근처에 도착해서 숙박을 하고, 아침 일찍부터 시라카와고로 향했다. 한국인은 거의 없었는데, 일본 / 중국에선 나름 유명한지 관광버스와 관광객이 엄청 많았다.
다리를 건너 관광지 들어가는 중
[4] 시라카와고는 위의 지도에서 보듯 산악지대에 있다보니 일본 전통 마을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고, 갓쇼즈쿠리라는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전체가 관광지라서, 보통은 마을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를 한번 가고, 시내를 돌아보는 식으로 구경을 한다. 전망대는 상대적으로 수용인원이 작고, 야간에는 출입인원 제한이 있는걸 몰랐기에 야간에는 전망대에 가보지 못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산속 전통 마을이 많은 눈으로 덮여있어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시라카와고
이른 아침에도 관광객이 많다.
[5] 전망대에서 마을 전체의 느낌을 감상했다면, 다음은 직접 마을로 내려가서 실제 건물 안밖의 세부적인 부분들과 거리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난 마을에서 오후에서 야간까지 있으면서, 해가 떠있을 때의 마을 모습과 마을 아경을 모두 천천히 즐겼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함께 밤늦게까지 이 마을의 톡특한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아서, 아래 야경을 찍을땐 삼각대를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 였다.
갓쇼즈쿠리 전통 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눈때문에 화장실 가는 길이 눈에 덮혔다.
눈덮힌 소화전(눈에 안덮힌 걸 찾기 더 힘들 듯)
사이사이에 보이는 물웅덩이는 실제 논밭이다.
내가 찍는 동안 양옆에 삼각대를 펼친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저녁 8시쯤 / 주변이 산이라 조명이 비추는 곳 이외에는 어둠이다.
고로케 가게를 비롯한 식당/선물가게들도 많다.
[6] 실제로 눈이 오지 않은 시라카와고도 상당히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난 불행인지 다행인지 눈이 실시간으로 오는 시라카와고를 볼 수 있었고, 눈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좋은 추억이 되었다. 찾아가는 길이 꽤 불편하기 때문에, 다시 가보라고 하면 아마 안 갈거 같다.
다음에 또 일본 겨울 여행을 계획한다면, 역시 볼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많은 훗카이도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해외에서 색다른 겨울 풍경을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시 머무른 숙소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