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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는 동물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대외활동을 많이 함에도 불구하고,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사람과 만나는 것에 피로를 느끼는 [G]에게, 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은 큰 심적 안정을 준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졸라 집에서 강아지를 키웠었고, 지금도 매우 키우고 싶지만 기숙사라는 조건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해 슬퍼하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동물을 키우진 못 하지만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것이 고양이 카페, 애견 카페인데, 마침 부산대 앞에도 한 군데가 있어서 가보았다.
간판에 귀여운 고양이 사진이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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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카페 이름이 심상치 않다. 보통 일반적인 고양이 카페는 ‘가게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여긴 고양이 종류의 이름이 떡하니 적혀있어서 설마? 했는데, 실제로 들어가보니… 랙돌 천국이다. 주인장의 고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른 곳의 고양이 카페에도 가본 적이 있었지만, 보통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그곳에 고양이를 몇 마리 풀어놨다라는 느낌이라면, 여긴 진짜… 진심으로 고양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집사들이 와서 보고 가고 싶으면 보고가 라는 느낌이다.(20마리가 넘는 랙돌들이 우글우글 한다.) 추가로, 방문 전 인터넷 사이트들의 댓글에서 주인장이 손님들보다 고양이들을 더 챙긴다라는 우스개 소리들이 보이는데, 실제로 더 챙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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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가면, 고양이들을 무진장 아끼시는(?) 주인장께서 직접 맞아주시면서, 고양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각종 주의 사항 과 손씻기까지 감독을 하신다.(역시 고양이에 진심!) 고양이들이 있는 공간으로 한번 입장을 하면 1시간 반을 이용할 수 있고, 음료수 1개를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아이들용 음료수도 많았다. 고양이들이 있는 공간으로 입장 전에도 쉴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주변에 커다란 수조들도 있는데 거기엔 커다란 거북이들이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조 관리가 상당히 힘들텐데도 불구하고, 진짜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 역시 이 주인장은… 진심이다!
고양이들이 있는 공간에 들어가기 전 입구 앞 공간. 고양이 한 두마리는 나와서 놀고 있다.
수조에 반사되어 보이는 앞치마를 하신 분이 바로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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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고양이들의 공간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고양이들이 반겨준다. 그만큼 집사(?)들도 많은데, 고양이들이 워낙 많아서 발에 치일 정도라, 조심 조심해서 돌아다녀야 한다. 다들 입구 카운터에서 팔고 있는 간식(츄르)를 사서 들고 다니는데, 그럼 고양이들이 와서 집어 먹는데 이게 또 귀엽다. 1살도 되지 않은 새끼들부터, 10살이 넘은 애들도 있는데, 랙돌은 나이가 들수록 털의 무늬가 짙어지는 특징이 있다고 해서 색을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우리도 나이가 들면 느긋해(?)지는 것처럼, 나이가 있는 고양이들은 간식이 있어도 쉽게 움직이지 않고 뭔가 묵직하게… 앉아서 잔다.(저것이 바로 식빵모드) 사람들이 많아서 시끄러울텐데도, 역시 고양이는 마이웨이였다.
이 놈은 내가 1시간 반 있는 동안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주 팔자가 좋다.
역시 고양이들은 박스를 좋아해
고양이 타워 최상층은 언제나 짬밥이 높은 친구들의 자리인 듯하다.
어린 고양이의 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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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조카들을 데리고 가서 1시간 반을 있었는데, 아이들 또한 1시간 반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고양이들에 집중을 하고 있었고, 나도 느긋하게 캔커피를 마시며 뒹굴거리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서 뭔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양이들을 찾는 아이들 못지 않게, 나처럼 나이가 좀 있는 어른들도 한 자리씩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충분이 입장료 8,000원의 가치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고양이를 보러온 커플들도 많았고, 실제로 1시간 반동안 수많은 집사(?)들이 다녀갔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주인장께서도, 자기가 사랑하는 고양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곳을 만들지 않았을까 한다. 앞으로도 한번씩 부산대 앞을 지날 때면, 방문해서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고 올 예정이다.
작성일(8/8) 기준 가장 어린 고양이.
거의 뭐 사람처럼… 잘 잔다.
23.08.08 - 부산대 고양이 카페(랙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