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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은 잘 알겠지만, 국밥을 좋아한다. 경기도에 살 때는 갈 만한 돼지 사골 육수 기반의 국밥집이 없었고, 결론적으로 윗동네에서 파는 국밥에 들어있는 머릿고기를 먹지 못한다. 재택 근무 때문에 1년 반 정도 부산에서 근무하면서 국밥 맛집이라는 곳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본 결과, 두군데 정도로 추릴 수 있는데, 첫번째는 앞서 소개한 적이 있는 엄용백돼지국밥,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이 오늘 소개할 남해돼지국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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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근처를 차로 지나갈 일이 있었는데 가게 초입부터 포스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 당시에는 바로 사먹진 않았으나 최근에 해운대수목원 이 개장하면서 주말 아침 산책 후에 문득 가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가족과 함께 가게 되었다. 동해남부산 반여농산물시장역에서 1.2km,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
반여농수산물시장역에서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 / 출처 : 네이버 지도
4.44/5. 저런 위치에서 국밥으로 저정도 평점으로 찐맛집이란건 증명할 수 있다. / 출처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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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메뉴판은 복잡하다. 일반적인 국밥집의 경우, 돼지국밥 / 순대국밥 / 섞어 / 따로 의 베리에이션이지만, 섞어 , 모듬 , 땡초, 불초.. 국밥집에서 메뉴판 보고 당황한건 처음이었다. 촌놈답게 당황하지 않고 사장님께 여쭤봤다. 섞어는 돼지고기 + 순대 / 모듬은 돼지고기+순대+내장 / 땡초는 땡초 추가 / 불초는 땡초+다대기 추가라고 말씀주셨다. 부산식 돼지국밥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시라면 기본 돼지국밥을 추천한다.
섞어는 뭐고 .. 모듬은 뭐고 .. 땡초는 무엇이며 불초는 무엇이냐 .. / 출처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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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특별함은 고기의 질과 반찬에서 온다.
고명으로 들어가는 돼지고기가 다른 음식점과 비교하여 1. 잡내가 없고 2. 삶기의 정도가 매우 적절하며 3. 양이 풍부하다. 고기의 껍질과 지방층으로 봐서는 앞다리 부위를 쓰시는 것으로 보이고, 도축증명서를 가게 홀에 매일 업데이트 하신다. 사장님의 고기에 대한 자부심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모 유튜브 채널에서 유명한 셰프가 국밥집의 평가 기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국밥의 맛은 거의 평준화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반찬이 맛있는 집이 다시 생각난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이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맛없는 국밥집을 하는 곳이 많고, 반찬을 잘 하는 집은 국밥도 맛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요 찬으로 김치겉절이와 깍두기가 각각의 항아리로 들어오고, 접시에 덜어먹을 수 있는 형태로 테이블마다 제공된다. 겉절이는 당일 무친 듯한 아삭함과 적당한 간이 있고, 깍두기는 끈적거리지 않고 시원하고 매콤한 맛이다. 설명이 주절주절 길었지만, 그냥 존나 맛있는 김치와 깍두기다.
잡다한 부속을 쓰지 않고, 오소리감투 위주로 구성된 내장 역시 이 가게를 다시 방문해야할 이유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단, 순대는 개인적으로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앞서 초심자에게 기본 돼지국밥을 추천한 이유이기도 하다.
숭늉과 함께 제공되는 남해돼지국밥의 겉절이와 깍두기를 먹는 순간 "김치에 진심인 가게" 임을 느낄 수 있다. / 직접 촬영
사진은 모듬국밥이지만, 이 집의 순대만큼은 특별함이 없어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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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부산국밥의 투탑은 엄용백과 남해라고 생각한다. 두 가게의 차이점을 굳이 나눠봤다. 긴 말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두 곳 모두 근처에 있다면 꼭 가봄직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해운대수목원에서 산책 후 뜨끈한 남해돼지국밥 한그릇 어떤가?
남해돼지국밥 | 엄용백돼지국밥 | |
1. 가격경쟁력 | O | |
2. 접근성 | O | |
3. 손님접대 가능한가 | O | |
4. 술자리에 적합한가 | O | O |
5. 맛 | O | O |
6. 김치 | O | |
7. 기타 반찬 | O | |
8. 현대화 | O | |
9. 주차 | O | |
10. 대기 있는가 | 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