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 김형제의 고기 철학(거제)

[1]
외식의 정석은 어디일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거리로 나가면 다양한 고깃집이 있고, 구이집부터 시작해서 튀김집, 일식집, 한식집 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 사람들이 ‘외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돼지고기 구이전문점’이 아닐까 한다. 물론 ‘한우’면 좋겠지만, 이건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한번씩 특식으로 먹는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돼지고기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인당 1~2인분에 후식으로 된장찌개까지 먹으면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주와 가장 조합이 좋은 것이 바로 이 ‘돼지고기 구이’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방문한 곳은, ‘김형제의 고기 철학’ 이란 곳이다.
이름부터 철학(?)이 넘친다.
[2]
어느 날 고깃집이 새로 생겼는데,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숙성 이베리코 전문점이라니 괜찮은 것 같아서 기웃기웃하고 있었다. 하지만 돼지고기치고 조금 비싼 가격대에 형성이 되어 있어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회식 장소로 잡혀서 가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회사 회식이 좋은 날도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 새로 생긴 곳이라 그런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화로나 테이블들이 모두 반짝 반짝했다. 고기를 점원이 구워주는 곳이었는데, 지금까지 가본 고깃집들은 테이블 가운데 있는 화로에 점원이 손을 뻗어 구워주었다면, 여기는 처음부터 점원이 구워주는 것을 고려해서 만들었는지 테이블 끝에 화로가 있었다. 나름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가격을 보면 내가 왜 기웃기웃만 했는지 알 수 있다.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마음에 들었던 테이블 구성 / 화로가 끝에 있다.
[3]
자리에 앉고 나니, 점원들이 기본 밑반찬들을 가져왔다. 물론 고깃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기가 되겠으나, 요즘에는 워낙 밑반찬들이 잘 나오는 곳들이 많고 여기도 새로 생긴 곳이라 나름 기대가 있었는데, 역시 정갈하게 깔끔한 그릇들에 담겨서 나왔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건 가운데 놓인 홍합탕이었는데, 보통 고깃집에서 한번씩 된장찌개를 주는 곳은 있었는데 홍합탕을 주는 곳은 처음이라, 나름 신선했다.
처음 올라온 반찬이다. 소박하네?
처음에 나온 시원한 홍합탕. 샐러드(?) 같은 것도 나왔다.
[4]
고깃집에 왔으니, 고기를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앞서 나온 밑반찬에 가볍게 소맥을 한잔하고 있었더니, 점원들이 고기를 들고 왔다. 역시 비싼 고기라 그런지, 빛깔이 아주… 훌륭했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점원이 아주 숙련된 솜씨로 고기를 촥촥 굽더니, 중앙에 놓인 그릇에 올려주었다. 아마 이베리코 전문점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베리코는 소고기처럼 약간 덜익혀서 주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문제가 없는지는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매우 맛있었다. 맛있으면 뭐… 다 OK.
빛깔이 곱다. 한덩이에 1인분인가?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이렇게 나무로 된 그릇(?) 위에 고기를 올려준다.
역시 고기엔 와사비지.
[5]
요즘엔 고깃집도 인기가 생기면 바로 체인점을 내다보니, 주변에 체인점들이 많다. 옛날에는 체인점이라고 피하기도 했었는데, 이젠 너무 익숙해져 버린 듯하다. 물론, 익숙함과는 별개로 그만큼 맛과 서비스, 그리고 인테리어가 상향평준화가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오늘 방문한 ‘김형제의 고기 철학’은 진정으로 고기에 대한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것인가 해서 찾아봤더니, 경남권과 중부를 중심으로 체인점들이 형성이 되어 있는 듯 했고, 지인에게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가게이다. 오늘 저녁 메뉴가 고민이 된다면, 가까운 고깃집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친구 김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