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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테산도라는 지명은 일본에 살고 있거나 도쿄 여행을 한 번쯤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화려함의 대명사인 거리. 지금은 코리안타운인 신오오쿠보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썰이 있지만 십대와 이십대들이 모이는 젊음의 거리, 유행을 선도하는 거리로 유명한 하라주쿠와 이어져 있으며, 구찌와 에르메스 같은 명품샵과 화려한 결혼식장, 그리고 세련된 레스토랑이 즐비한 거리가 이 오모테산도이다. 비버리힐즈의 이미지를 모방한 주택가인 오모테산도힐즈는 셀럽이나 부자들이 주거하는걸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런 고급 주택단지의 한 가운데에 있는 커피숍은 도대체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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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좀 뜬금없는 곳에 위치한다. 여기에 카페가 있어?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처음 방문한다면 찾기 어려울 것이다. 오모테산도 중심지에서 약간 들어간 한적한 주택가의 한 켠에 일본 정원을 오마주 한 듯한 입구가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아 찾기 어렵다는 말은 ‘시간대에 따라 찾기 어렵다’로 정정하겠다. 연중무휴로 영업하며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이 때 맞춰가거나 평일 저녁 좀 애매한 시간에 간다면 찾기 힘들다. 그 외엔 찾기 쉽냐고? ㅇㅇ 커피 마니아들에겐 원래 유명한 곳이고 나름 유니크한 가게로 지명도도 있어서, 주말이나 평일 붐빌 시간에 간다면 십중팔구 길게 늘어선 웨이팅을 볼 수 있을것이다. 말했다시피 주변은 주택가라 여기만 길게 늘어선 줄을 마주하게 되면 아 이곳이구나 라고 바로 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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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좀 특이하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유니크한데? 로스팅을 잘해? 등등 여러가지 의문이 들 것이다. 일단 가게 이름부터 살펴보자. 일본어 가나를 그대로 알파벳으로 적은 명칭인데 코-히-마메야를 직역하면 커피 콩 가게라는 뜻 이다. 그렇다 원두를 팔고 있다. 물론 가게에서 커피도 추출해서 마실 수 있다. 하지만 로스팅은 하지 않는다. 응? 그럼 그냥 딴 가게에서 들여온 원두 파는 대리점아냐?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가게가 마니아들한테 인기가 있다고? 일본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잠시 침착하시라. 이 곳은 ‘커피 원두의 셀렉트숍’ ‘커피 큐레이터들과 함께하는 살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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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커피 원두의 종류는 많으며 로스팅 전문가도 많고 바리스타의 많다. 돈과 시간이 넘친다면 물론 전세계를 돌면서 즐기면 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바쁘고 전문가도 아닌경우가 많으며 멋진 커피의 맛을 직접 재현하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그러한 수고를 덜어주는 곳이 있다면? 그게 바로 이 곳 KOFFEE MAMEYA다. 일본 전국의 유명 카페와 로스터리 뿐 아니라 전세계의 카페, 로스터리의 원두를 엄선하여 신선한 상태로 취급한다. 그리고 각 원두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추출방법을 바리스타들이 숙지하여 추출, 제공하며 각 가정에서도 재현 할 수 있도록 추출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즉 커피의 큐레이터들에게 지식을 전수받으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유니크한 장소라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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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즌에 취급하는 원두의 종류는 대략 15~20종 정도. 로스팅 정도와 바디감이 다른 원두를 골고루 취급하여 고객이 다양한 커피를 맛 볼수 있고 비교할 수 있다. 취급하는 원두는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달 정도이며 꾸준히 갱신하고 있다. 이거다!라는 원두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넘버원을 찾아 무한의 도전을 할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다. 물론 최강의 조력자들(바리스타)과 함께. 참고로 부산의 MOMOS에서 로스팅한 원두는 자주 등장한다(아마 바리스타 세계 챔피언인 분이 계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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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아무리 일본식 가나 발음에서 따온 것이라 하지만 왜 커피의 철자가 C가 아니고 K죠?’ 라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안심하시라. 실수는 아니니까. 초창기 멤버중 하나인 미키씨의 말에 따르면, 먼저 K는 키오스크의 첫 알파벳을 따 왔다고 한다. 인테리어나 건축에 있어 사각형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흔히 볼 수 있는 키오스크를 연상하게 하며 ‘쉽게 들려서 즐길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음은 같지만 일반적인 카페와는 차별되는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특별함을 주고 싶었기에 C가 아닌 K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올해 2021년에 도쿄의 다른 장소에 점포를 하나 더 냈는데 그 곳은 예약제이며 하나의 원두를 다양한 추출방법으로 맛 보거나 궁합이 좋은 음식과 페어링하여 코스로서 제공하는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직 가보진 못했는데 조만간 방문하여 후기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