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야간 빛궤적 사진을 찍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한우산의 야간 사진 명소(색소폰 모양)를 소개하였다. 실제로 국내에는 야간 사진의 명소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엔 함양의 야간 사진 명소인 지안재 꼬불길을 소개한다. 실제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지리산 주변의 꼬불꼬불한 산길인데, 특이한 모양으로 취미 사진사들 사이에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다. 정식 명칭은 지안재인 것 같은데, 오도재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같은 길이다.)
낮에 봐도 재밌게 생겼다.
지리산 산길 초입이라고 보면 될 듯?
[2]
위의 지도를 보듯이 함양군에서도 산길을 따라 꽤 들어가야 하는 곳이며, 산길의 중간에 있기 때문에 주변에 먹을거리나 볼거리는 특별히 없다. 하지만 운전을 하거나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꽤 재미있는 주행코스가 되겠으며, 나와 같은 사진사들에게도 재밌는 사진을 제공해주는 곳이다. 야간 사진 촬영을 위해 추천하는 곳은 지안재 찻길의 언덕배기 쯤 있는 간이휴게소이며, 실제로 여기말고는 저 길을 한번에 찍을 수 있는 곳이 따로 없다. ( ^_^ ) 이전 소개한 것처럼 야간 촬영 시에는, 셔터속도(촬영시간)를 최소 20초 이상 가져가야 되므로 삼각대가 필수이며 무거운 DSLR을 지지할 수 있는 삼각대는 그만큼 굵고(?) 크고(?) 비싸다.(제일 유명한 짓조 삼각대는 100만원이 넘는다…)
촬영 세팅 중.(삼각대는 필수!)
[3]
DSLR을 설치하고 해가 지면 바로 사진을 뙇 찍고 바로 집에 갈 수 있으면 매우 좋을텐데, 훌륭한 사진을 찍는다는 건 시간과의 싸움이다. 아직까지 카메라의 자동 기능만 가지고는 야간 장노출 사진을 찍기가 어려우며, 인터넷에 많은 블로그들에서 참고용 카메라 세팅이 있으나 그날 상황과 카메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어 결국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설정값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보이는 상황에 적절한 세팅값을 찾기 위해, 해가 지기 시작할 쯤이면 조금씩 세팅 조정을 해본다. 초기 촬영 설정은 “ISO : 100, 노출시간(셔터속도) : 10초, 조리개값 : F-22” 이다.
길 전체를 따라 라이트가 보이지만 선명하지 않다.
어둑어둑. 차가 없으면 그냥 어두운 산길이다.
[4]
이제 해가 져서 야간 사진을 찍기 딱 좋은 상황이 되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산속이라 추워지고, 둘이 있어도 주변에 아무것도 안보여서 무섭기 때문에 빨리 찍고 가고 싶어진다. (사진사는 힘든 직업이다.) 분명 초기 촬영 설정을 잡았는데, 해가 져서 빛이 거의 없어지고 나니 또 설정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또 밝을 때는 차량이 약 10~15초면 길을 통과했는데, 역시 밤이 되니 안전운전(?)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25~30초에 길을 통과하게 되었다. 그래서 설정을 “ISO : 100, 노출시간(셔터속도) : 25초, 조리개값 : F-6.3” 로 바꾸어 촬영해 보았다.
분명 촬영시간을 25초로 늘렸는데 길을 다 통과하지 못해서 궤적이 불완전하다.
[5]
지안재 간이휴게소에 자리를 잡고 2시간동안 차가 지나다닐 때마다 촬영을 하고, 설정을 계속 바꾸어 가면서 최종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최종 설정값은 “ISO : 100, 노출시간(셔터속도) : 25초, 조리개값 : F-7.1” 이었으며, 앞서 찍은 사진과 설정이 거의 비슷한데 궤적이 완전한건, 운전자의 실력(?!)이 되겠다.(감사합니다 운전자님!) 신기한건 분명 차가 지나간 길인데, 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장노출(노출시간이 길다.)의 장점으로, 야외 풍경사진을 찍을 때 사람이 없게 찍고 싶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올라가는건 아래의 사진 한 장이지만, 실제로 취미 사진사들은 수백장의 사진과 시행착오를 통해 최상의 사진 한장을 만들어낸다. 그것 또한 취미 사진의 재미가 되겠는데, 이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부분이다. 이번에 촬여한 지안재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드라이브 코스로도 재밌기 때문에, 사진 촬영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지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운전 잘하시네요.
누가 브레이크를 밟았느냐. 누가 밟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