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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글을 쓰진 못했다. 길게 변명하고 싶지는 않고, 가능한 주기적으로 글써보도록 더 신경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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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톤쇼우에 방문했다. 꽤 오래전에 우연히 한번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꽤 맛있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 당시엔 운이 좋아서 거의 대기시간 없이 먹을 수 있었는데, 최근엔 ‘톤쇼우는 기본 1-2시간은 대기해야 먹을 수 있는 맛집’ 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주말에 딱히 하고싶은 것도 없었고, 오랜만에 여유 시간이 나서 대기 시간을 감안하고 오후 시작 시간 근처에 가게로 향했다.
톤쇼우 정문. 사람이 없어보이는건 내가 마지막에 문닫고 먹고 나왔다는 증거다. 기분탓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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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 반 경에 도착해서 테이블링에 대기를 등록했다. 가게 안쪽에는 대기 손님을 위한 좌석이 바깥쪽 벽면에 줄지어 있었고, 인기있는 가게라는 것을 증명하듯 이미 모든 좌석이 만석이었다. 주변 카페에 가서 잠깐 대기할까 했지만, 다찌 형식으로 되어있는 식사 좌석이 꽤 많았기 때문에 금방 회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서서 대기했다. 나중에 이게 패착이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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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서 한시간, 대기석에 앉아서 한시간을 기다렸다. 식사 좌석이 많아서 회전이 빠르긴 했지만, 테이블링을 무시했던 탓인가, 나보다 앞서 테이블링 줄서기했던 손님들이 대기 순번이 다가오면 어디선가 나타났다! 미련하게 가게 안에서 기다린 내가 뭐했다 싶었다. 여차저차 주문을 끝내고 음식을 기다렸다. 주말의 마지막 저녁 시간 중 두시간을 공중분해 시킨 후라 배고픈 수준을 넘어서 살짝 짜증이 날 정도였다. 가능하면 저녁 식사가 내 기분을 환기시켜주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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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버크셔k 를 시켰다. “특” 을 시키고 싶었으나 마지막에 줄 선 사람은 말이 없다. 남는거 먹어야지 뭐 .. 평소엔 그러지 않은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멘치카츠 단품과 카레까지 추가로 시켰다. 기다린 만큼 뽕을 뽑겠단 마인드. 
톤쇼우 메뉴판. 출처 : 네이버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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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스프가 나왔다. 고구마를 베이스로 곱게 갈아 만든 냉스프였는데 사실상 가장 맛있는 음식이 아니었나 싶었다. 고구마 향과 더불어 치즈향도 살짝 나는것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카츠를 먹으러 다시 온다기 보다 스프 먹으러 다시 온다고 해도 괜찮은 이유가 될 정도.
식전 냉스프촤 소스류, 돈카츠 먹는 법에 대한 설명. 저 스프 아주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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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메인이라고 할 수 잇는 버크셔K 로스카츠가 나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머릿속의 기대보단 덜한 느낌이었다. 두시간을 기다렸고, 분명 배가 많이 고팠을텐데고 불구하고 모든 만족의 기운을 냉스프에 다 써버려서일까? 첫 점이었으니 다시 두점 세점을 먹었을 땐 처음보단 괜찮은 느낌이었지만 “와” 하는 느낌은 솔직히 받을 수 없었다. 두시간을 기다린 결과가 이 맛 때문이었나 싶고.. 아마 긴 대기시간 때문에 기대치고 너무 높아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맛은 괜찮았다. 추가로 주문한 멘치카츠는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앞으론 먹고싶지 않았지만 카레는 돈카츠와 밥에 곁들이기에 꽤 만족스러웠다.
버크셔K로스카츠. 구성은 일반적이다. 장국이 빠졌네
멘치카츠. 후회했다. 시키지말걸
버크셔K로스카츠 확대샷
카레. 후회없다. 시킬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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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톤쇼우는 부산 돈카츠를 넘어서 전국구 돈카츠 맛집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맛이 좋았지만 이만한 시간과 돈을 써서 먹어야 하나? 라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그렇다' 라고 하진 못하겠다. 재방문 의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