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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 카페 거리는 말 그대로 ‘카페 거리’라고 불리는 만큼, 수많은 카페들이 있다. 유명한 프렌차이즈부터 이전 리뷰한 “숨은”(페점 카페) 처럼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들도 많이 생겼는데,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위치가 좋지 않은 카페거리 끝단쪽의 카페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그런 와중에, 위치 조건이 상당히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성업중인 카페가 있으니 바로 ‘카페 모모치’가 되겠다.(어? 어감이 어디서 들어봤는데..? 영도의 모모X? ^_^?)
오늘의 촬영은 필름카메라와 함께 했다. (촬영 협조 : 블루’s FM2)
전포카페거리 명소인데 부전역이 더 가깝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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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이름이서 알 수 있듯이, 여긴 일본 감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카페이다. 전반적으로 파스텔톤의 분위기에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일본어로 된 신문, 잡지, 광고부터 시작해서 아기자기한 일본제 소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실제로 내부만 돌아보면 메뉴판을 제외하면 한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말 충실하게 일본 감성을 살린 카페라고 할 수 있겠는데, 벽에 붙여놓은 종이들의 고정용 종이테이프까지 세트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방문 당시엔 커피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작은 소품들이 커피 그라인더와 티팟 등이 많았다.(이것들도 전부 일본제..하리오,칼리타였다)
목재 선반에 소품들로 꾸며진 것들이 여럿 있었다.
피아노 위의 소품들도 아기자기하니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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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훌륭하게 일본풍으로 뽑았는데, 음식이 맛이 없으면 오래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다. 최근 부산에는 모모스를 비롯하여 직접 로스팅까지 하는 커피 전문점들이 많은데, 카페 모모치는 물론 커피도 다루고 있고 맛도 있지만 그런 전문점들과 비교하기보단 편하게 쉬고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카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커피보다 유명해진 카페의 대표 메뉴들이 있어서, 나도 한번 시켜보았다. 내가 시킨 메뉴는 미숫페너, 앙버터 토스트, 수제요거트로 이름만 들어도 알겠지만 커피는 아니다(후후후).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컵, 컵받침 등 까지 뭔가 감성 감성한(?) 느낌이 가득하며, 식욕을 돋구는 비쥬얼이다. 미숫페너는 아인슈페너(아메리카노+휘핑크림)에서 이름을 따온 것 같은데, 말그대로 미숫가루 + 휘핑크림이다. 들쩍지근한 미숫가루 맛에 크림맛이 더해져서 더 달달한 느낌으로, 마시는 느낌은 재미있었으나 맛은 미숫가루를 먹는 것과 크게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앙버터는 원래부터 실패하기가 쉽지 않은 메뉴인데, 바로 구워서 따끈따끈한 토스트에 함께 먹으니 맛도 식감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플레이팅이 매우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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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 카페 거리를 돌아다녀보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수많은 카페들이 있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커피 전문점들이 있다. 하지만 커피를 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카페의 분위기를 우선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도 최근 커피를 공부하며 다양한 원두와 커피 맛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쉴 수 있는 카페들도 좋아한다. 비록 위치는 그렇게 좋지 않지만, 지금처럼만 계속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으며, 부산에서 일본감성의 카페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