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햄버거 회사들의 신메뉴 출시는 언제나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데, 피곤함과 일주일 첫출근의 불만이 가득한 월요일 아침, 버거킹에서 푸시 알람이 떠서 보니 신메뉴 출시였다.(두근 두근?!) 그런데 이름이 뭔가 묘한 느낌을 주었는데, 햄버거 이름으로는 상상해 본적 없는 ‘피넛버터’가 수식어로 붙어있었다. 그래서 바로 퇴근과 함께 주문 결정. 제품이름은 ‘피넛버터 스태커 2’이며, 뒤에 숫자에 따라 패티 갯수가 결정되는데 1장짜리는 없고 2장에서 4장만 선택이 가능하다. 무려 ‘와퍼’ 라인이 아닌 ‘프리미엄’ 라인으로 분류되어있다.
요새 버거킹 포장지는 웬만하면 제품명이다.
[2]
피넛버터는 한국어로 생각하면 땅콩잼정도인데, 외국에서는 어린이들의 간식에서도 주로 사용되고 모닝빵에 발라먹는 등 매우 친숙하다. 그래서 피넛버터를 이용한 과자도 다양하게 나오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선 생각보다 보기가 어렵다. 솔직히 이건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우리나라는 밥이 주식이라 그런지 상대적으로 아침에 모닝빵 같은걸 먹는 일이 없다보니 그런게 아닌가 한다. 그나마 딸기쨈은 국내에서도 많은 회사에서 출시를 하고 있는데, 피넛버터는 국내 식품 회사에서 출시하는 건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청정원에서 스키피 회사의 피넛버터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정도이다. 그만큼 국내에선 주요 소스로 분류가 되지 않는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젊은 층에선 수입과자들에도 나름 익숙해서 피넛버터의 단짠한 맛을 경험해 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 수요층을 노리고 ‘피넛버터 스태커 2‘가 출시되지 않았을까 한다.
언제나 광고는 먹음직.
[3]
그럼 문제는 샌드위치나 모닝빵 등 담백한 빵에 들적지근하고 달달한 맛을 제공해주는 이 피넛버터가 과연 햄버거에 어울리는가이다. 기본적인 가격은 스테커2와퍼(실질적인 더블 와퍼)와 같은 단품 9,000원에 세트 11,000원이며, 기본 와퍼에 들어 있는 토마토, 양상추, 양파가 빠지고 피넛버터 소스가 들어갔다고 보면 되겠다. 피클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패티 2장에서 나오는 육즙의 중후한 맛과 피넛버터의 들적지근한 단맛을 잡아주기 위해 시큼한 피클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기본 스태커 2 와퍼가 치즈가 2장인 것에 비해 피넛버터 스태커 2는 치즈가 1장이다.
위에 붙어있는 피클 4개.
[4]
아래 사진의 비주얼만 보면 뭔가 맥도날드의 더블 쿼터파운즈 치즈버거와 같은데, 포장을 벗겼을 때 보이는게 브리오쉬 번, 패티, 치즈 뿐이라 그런 것 같다. 열량은 1019kcal로 역시 패티 2개 값을 한다. 기본 스태커2 와퍼가 1080kcal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작은데, 양상추, 토마토 등의 나름 건강한 재료가 빠지고 피넛버터가 추가된 것으로 생각하면 몸에는 더 안좋을 것 같다.(뭐 건강을 생각해서 햄버거 먹는 사람이 있을까 싶긴하다)
역시 햄버거는 포장에서 처음 꺼냈을 때가 가장 먹음직스럽다.
[5]
그럼 맛은 어떻까. 포장을 열었을때 피넛버터 소스들이 흘러나올정도로 많았고, 소스만 살짝 찍어먹어봤을땐 달달하고 끈적한 피넛버터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입을 베어물었을땐 피넛버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패티 2장에서 나오는 육즙의 맛을 이겨내고 피넛버터 맛이 나야 하는데, 예상대로(?) 육즙맛에 묻혀버렸다. 더욱이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 위해 남겨둔 피클맛이 강하게 돌아서 실제로 패티맛과 피클맛만 느껴졌다. 그나마 거의 다 먹어갈때쯤 패티가 거의 안남으니 피넛버터의 달달한 맛이 살짝 돌았다고 하겠다. 항상 버거킹은 패티에 비해 소스양이 작다는 느낌이 있는데, 무료 소스 추가를 선택해서 소스양을 늘려서 먹었으면 또 다른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단면만 보면 매우 심플한 구성.(빵,소스,패티,치즈)
[6]
이렇게 오늘은 22년 3월 21일 버거킹에서 새로 출시한 ‘피넛버터 스태커2’를 리뷰해 보았다. 오랜만에 버거킹에서 출시한 신메뉴인데, 상기 언급한 것처럼 나에겐 조금 아쉬운 버거가 되겠다. 11,000원의 세트 가격을 생각하면 몬스터X 세트(10,600원)을 먹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순수한 패티들의 맛을 피넛버터가 오히려 부각시켜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풍부한 육즙을 느끼기 위해 햄버거 가게를 찾는 사람이라면, 피넛버터 스태커4를 먹어보면 만족할지도?!. 하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넛버터라는 소스가 생각보다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빠른 속도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