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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영도와는 멀고, 항상 돌아다니는 곳만 가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영도에 갈 일이 많지는 않다. 부산에 십수년 살았지만, 다리를 건너 영도로 온 횟수를 따지자면 아마 10번도 되지 않을 것이리라. 이번에 동구쪽에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가족과 잠시 들렀다가, 근처에 유명한 국밥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영도로 향했다. 재기돼지국밥 이라는 가게고,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된 집이라고 한다. 위치는 영도 초입이었고, 자세히보니 영도 봉래시장에 있는 집이었다. 아마 이 국밥집만을 위해 영도를 가야했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간 김에 삼진어묵 본점은 뭐 특이한게 있는지 둘러도 볼 겸, 집에 커피 원두도 다 떨어져서 모모스 커피에 들러 원두도 살 겸 해서 영도쪽으로 차를 돌렸다. 전통시장 특성 상 주차는 쉽지 않기 때문에 근처(?) 영도 홈플러스에 주차 후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도상으로 보면 꽤나 길 찾기가 심플해보이지만, 전통시장의 정 중앙을 가로질러 끝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거리가 있었다.
방문 전에 사전조사는 필수다.
영도 초입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속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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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초입에 보이는 국밥솥. 특별할 건 없었다.
준비중인 국밥고기. 흔한 시장국밥집 스타일.
시장국밥은 백이면 백 비슷한 메뉴 구성에 비슷한 외관, 비슷한 시스템이다. 고민할게 뭐 있겠는가, 섞어국밥과 순대를 곧바로 주문했고, 찬이 뒤따라 들어왔다.
주문한 순대
주문한 섞어국밥
위의 국밥 사진을 보고 이 집의 차이를 알아채신다면 당신은 진정한 국밥충입니다.(진짜 맞추시면 국밥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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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막창! 막창을 국밥 부속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국밥을 먹었지만, 막창을 부속으로 사용하는 집은 처음봤다. 잡내 제거가 쉽지 않고 조리 역시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있다. 맛보기 전부터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순대 시킬 때 순대만 할지, 순대+내장으로 할지 사장님이 물어보실 때 순대+내장으로 하지 않은걸 사알짝 후회했다. 어쩐지 옆테이블 뒷테이블 전부다 막창같은걸 먹고있더라니.. ( 사실 난 허파와 콩팥을 못먹는다. ) 기대에 부풀어 한술을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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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부터 시작했다. 일반 당면순대가 아닌, 찹쌀순대였다. 개인적으로 찹쌀 순대는 취향이 아니라 맛있다고 느낀 집은 드물고,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알고 있는 찹쌀순대맛이다. 아는 맛인데 굳이 찾아먹을 맛은 아닌.
순대에서의 실망감을 막창이 보이는 국밥으로 만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던 내 자신에게 정신 차리라고 명치 한번 씨게 쳐주고 싶은데 .. 첫입부터 완뚝할 때까지 영도까지 헛걸음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끊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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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집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기록해봤다.
좋은데? 
막창 써서 굳
막창을 써서 좋다. 맛있다고는 안했다.. 일단 막창써서 좋아..
생각보다 튼실한 구성
일단 구성이 좀 혜자스럽다. 고기가루 띡띡 넣은 듯한 스타일이 아니라, 부속은 확실히 팍팍 쓴 느낌이 든다. 재료 아끼지 않는 느낌을 제대로 받는다.
별론데? 
토렴을 하는건지 마는건지.. :
하는지 안하는지 잘 모르겠다. 뜨겁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 오히려 미지근하기까지 하다. 일반적으로 돼지국밥에서 기대하는 뜨끈한 맛 을 느낄 수 없었다. 토렴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밥알이 따로 노는 느낌이고.. 식은밥에 국물 말아먹는 느낌이랄까..
간이 너무 안돼있다.
돼지국밥은 새우젓이나 부추를 넣어서 간을 맞춰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맹물이다. 색깔만 허여멀건하고.. 조미료를 안쓰시는건가 .. 좀 썼으면 좋겠다.
역시 문제는 막창 ..
막창을 탕에 잘 안쓰는데는 이유가 있다. 냄새 제거가 아니되어있어서, 국밥 초심자에게는 트라우마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김치...이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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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요즘 영도가 커피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걍 카페나 가자. 쓸데없이 국밥먹는다고 영도 가지 말고......
모모스커피로스터리.. 공장이여...아주..
모모스커피 맞은편 뷰. 내가보면 걍 중공업 뷰...
이번 영도투어(?) 의 유일한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