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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테드 래소(2020~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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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티비 플러스가 2019년에 런칭한 이후 많이 듣던 이야기가 킬러 컨텐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존 패브로, M. 나이트 샤말란,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까지 이름있는 제작자들을 전면에 내새우며, 오리지널 컨텐츠로 승부를 보겠다고 단언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코미디가 애플티비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고, 입소문을 타며 결국은 프라임타임 에미상 최우수 코미디 시리즈를 2년 연속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미국의 미식축구 감독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감독을 맡으며 생기는 인간미 넘치는 코미디 시리즈, 테드 래소(2020)입니다.
코치 래소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은 2013년입니다. NBC스포츠가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광고하기위해 만든 스케치영상이 그 첫 모습이었습니다. 이 캐릭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와서 다듬고, 인간미를 많이 추가해서 지금의 테드 래소가 있는 것이죠. 이 쇼가 가지는 힘은 선량한 캐릭터들의 진심어린 행동들이 가져오는 긍정의 에너지입니다. 긍정 그 자체인 코치 래소가 주변인들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 지를 보는 것이 이 쇼의 재미입니다. 쏟아져나오는 마키아벨리아니즘적인 컨텐츠들 사이에 착한 캐릭터들의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들이 코로나라는 시기와 맞물려 사람들에게 위안거리를 제공해 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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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하자면, 테드 래소의 코칭 스타일은 제가 추구하는 리더십에 가깝습니다. 팀을 믿고 좋은 바이브를 전달하면, 그들 역시 나의 진심에 같은 마음으로 보답해 줄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이런 호의가 이용당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팀 전체가 저의 호의를 착취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마음을 이용하는 몇몇 사람들도 결국은 저의 진심, 나아가 팀에 동화되면 같은 마음으로 보답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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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들어서 더욱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최근에 이직한 회사의 상사가 이런 리더십과는 정반대의 리더십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일 겁니다. 제 보스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아랫사람을 일을 하지않으니 항상 감시하고, 그들에게 업무를 상기시키며 분단위의 체크리스트가 필요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시 책임을 묻겠다는 주의입니다. 이런 리더십이 필요할 때도 있을거란걸 알기에 저는 그가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와 다른 방향성에 제가 조금 지칠뿐이죠 하하
The White House. Ted Lasso Cast visits the White House.
우리는 어느샌가 잘해주면 호구잡힌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는 더욱더 이분법적으로 나뉘었고, 모두가 모두를 미워하며 증오만 더해가고 있죠. 그렇기에 더더욱 테드 래소(2020~)와 같은 긍정의 힘을 보여주는 쇼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상처받을까 두려워꺼내지 못 하고있는 선량함이 보답받는 순간을 허구의 이야기로나마 경험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선량함을 꺼내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미가 넘치는 에피소드로는 시즌1의 3화, 시즌2의 4화, 시즌3의 6화, 7화가 있겠습니다. 캐릭터들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이 에피소드들은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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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이런 긍정이 보기 힘들수도 있습니다. 재미가 없다, 사실적이지 않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들이 이 쇼를 거부한다고 그들안에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거부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가 마음이 빈것과 같은 헛헛함을 느껴서 따듯함을 재충전하고 싶다면, 테드 래소(2020~)는 충분히 그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