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WEEKENDERS COFFEE (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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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라는 도시를 참 좋아한다. 역사 유적과 사찰이 많고 높은 층고의 건물이 없어서 고풍스러우면서도 정돈 되어있다는 인상을 준다. 교토 시내는 전체가 격자무늬로 길이 나 있어서 길을 찾아가기도 쉽다. 맛있는 음식도 많고 교토에서만 취급하는 특산품도 매력적이다.
그리고 유서와 전통이 있는 교토에 자리 잡은 로스터리 카페들도 천편일률 적인 컨셉이나 커피를 취급하지 않고 각각의 개성을 잘 뽐내고 있다. 그 중에도 교토에 오면 매 번 발걸음이 가는 카페 중 하나인 위켄더즈 커피를 소개하려 한다.
출처 : 위켄더스 홈페이지 https://www.weekenderscof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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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컨셉으로 어떤 커피를 내는 곳인지 홈페이지의 소개글을 잠시 보고 가자.
교토에 남아있는 건물과 가옥. 전승되어 온 관습. 오래 된 다도 문화. 이를 지키고자 하는 의식과 각오를 가져야 앞으로도 보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화와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생략)
건물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교토라는 도시의 풍경에 녹아있는 카페라는 느낌이 들었다.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식물들과 목조로 된 인테리어. 커피를 오감으로 느낀다고 한다면 마시기 전부터 이미 많은 감각들이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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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인 카네코씨는 10년 넘게 직접 로스팅과 브루잉을 하고 있고 커피 산지에 직접 가서 다이렉트 트레이드로 커피 원두를 들여올 정도로 의욕적인 분이다. 이 모든 것을 관리 하면서도 거의 매일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점이다.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규모가 크지않고 오너가 직접 브루잉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좋은 커피가 있음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다. 이미 제가 쓴 글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제 최애 카페는 대부분이 이러한 경향성을 갖는다. 커피 한 잔에 담는 열정과 커피의 맛이 비례한다고 해야할까.
보시다시피 아침 7시반부터 영업을 한다. 마침 호텔이 가까워서 조깅 겸 모닝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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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켄더즈의 매력은 원두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정교한 라이트 로스팅이다. 한국에서 라이트한 커피가 유행했다가 금방 사라진 이유중 하나가 잡내나 풋풋한 맛을 잡지 못한 원두가 나돌아서라는 말을 얼핏 들은적이 있다.
처음 위켄더즈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봤을 때 이렇게 라이트하게 볶아서 과연 제대로 추출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부정적인 향과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싱그럽고 달콤한 커피를 맛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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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맛과 산미가 느껴지고 나중에 가서는 여운이 남는 입체감이 있는 커피를 추구하며 로스팅하고 있습니다(생략, 홈페이지 소개문 인용)
어떤 커피를 마셔도 단 맛과 산미가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엄청나게 비싼 커피 보다는 일반 소비자도 가볍게 사볼만한 가격의 원두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시도하는 분들이 드물 정도로 어려운 라이트 로스팅으로 여기까지 오기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지 모른다. 생산자들과 직접 교류할 정도로 커피라는 소재와 문화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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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위켄더즈 커피의 매장은 두 군데가 있는데 처음 사진으로 소개한 곳이 토미노코지란 곳이고 카페가 병설된 로스터리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로스터리는 일본 정원같은 마당을 활용하여 멋진 공간에서 커피를 즐길수 있는데 시간에 여유가 있으신 분은 꼭 두 군데 모두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물론 로스터리도 방문했다.
23.08.04 - WEEKENDERS COFFEE (교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