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부산 커피 나들이 (부산)

[1]
다들 눈치 채셨겠지만 제가 한국까지 와서 모모스만 갔을리는 없죠.
모모스의 전주연 바리스타님이 부산을 세계적인 커피도시로 만들고자하는 포부를 갖고 계신것에 대해 언급했었는데요 저는 그게 그렇게 먼 미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부산엔 풍부한 로스팅의 노하우와 기술을 가진 로스터리 카페와 열정적이고 실력있는 바리스타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일정상 가보고 싶었던 곳 전부를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멋진 로스터리 카페 세 곳을 독자분들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
나이브브류어스/전포동
전포동은 카페 거리와 함께 부산에서도 카페가 밀집되어있기로 유명한 지역인데요, 카페 거리엔 아기자기하고 인별에 올리기 좋은 메뉴를 가진 가게가 많습니다. 하지만 주택가가 있는 언덕까지 올라가면 다르죠. 베르크/히떼 로스터리 등 직접 로스팅을 하는걸로 유명한 카페들도 많은데요 그 중에 나이브브류어스를 다녀왔습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빈티지 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며, 산미가 있는 커피의 맛에 자부심을 갖고있는 카페입니다. 커피의 가격대는 8천원 정도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G와 함께 가서 에티오피아 원두를 사용한 콜드브루를 마셨는데요 열대과일 쥬스처럼 산미와 단맛이 적절하게 느껴져서 벌컥벌컥 마시기도 좋은 산뜻한 느낌의 커피였습니다. 원두는 물론 직접 디자인한 드립백이나 굿즈도 취급하고 있으니 맛난 커피와 힙한 분위기에 취하신 분들께는 강추!
탄산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있어서 전용 좌석을 차지하고 있을정도로 명물입니다. 드립백에도 탄산이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더라구요. 갑자기 테이블을 넘나들거나 눈앞에 나타나는 등 돌발적인 이벤트도 있지만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요소일듯(알러지가 있는분은 조심!)
[3]
수안커피컴퍼니/수안
들어가기 전 부터 독특한 외관으로 즐거움을 주는 수안커피컴퍼니는 2011년 카페로 시작하여 2018년부터 로스터리 & 스토어로 진화하여 다양한 싱글오리진과 블랜드 원두&커피를 취급하는 곳 입니다. 꽤 많은 양의 원두를 로스팅 하는듯 했고 그 원두는 소비자가 직접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카페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엄청 개방감 있는 공간이었지만 서빙은 바리스타 한 분에서 하고 계시고 주문은 전부 키오스크로 받고 있었는데요 무언가 미래의 카페를 체험한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수안카페컴퍼니에서는 커피를 이해할 때 [관점의 변화]를 인식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디자인은 물론 커피에서도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독특한 건 블랜드 원두의 종류가 상당히 많았다는 것, 그리고 드립 커피, 라떼, 콜드브루(유리병에 넣어 판매), 드립백, 캡슐커피 등 다양한 상품을 매장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체 로스팅 레벨 시스템을 설정하여 품질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마신건 M4(중배전으로 4번째 단계라는 의미)라는 블랜드 된 원두로 내린 소이 라떼고 같이갔던 G와 S는 각각 싱글 오리진의 따듯한 커피와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주장이 센 커피라기 보다는 밸런스를 중요시하는 느낌으로 로스터리 카페인 만큼 텁텁하거나 다른 묘한 맛이 섞이지 않은 신선한 커피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독특한 분위기와 함께 신선한 커피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고 싶네요.
[4]
코스피어/부산대
코스피어는 모모스와 더불어 제일 가보고 싶었던 부산의 카페 중에 하나였습니다. 왜냐면 코리아 브루어스컵 챔피언인 정형용 바리스타님(애칭 용챔)이 최근에 오픈한 카페이며, 개인적으로 용챔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커피 공부에 많은 참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용챔님은 커피의 맛을 최대한으로 뽑아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시는걸로 유명합니다. 커피 자체의 품질 관리는 로스팅, 시간, 물의 종류와 낙차, 온도 등 변수를 가능한 한 컨트롤하여 원두가 가진 포텐셜을 최대한 뽑아내려고 하시는 거죠. 실제로 알기 쉽게 변수를 제어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공개해 주셔서 저도 많은 실험을 통해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는 스킬을 취득 중 이기에 개인적으론 스승님(?) 같은 분 이시죠.
코스피어에서 용챔님이 직접 내려주신 커피를 마시고 난 감상은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커피의 테이스팅 노트는 실제 카페에서 마셔도 이게 맞나? 하고 의아한 경우가 많은데 코스피어의 커피는 각각의 노트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내추럴 프로세싱으로 발효가 진행된 유산균과 같은 상큼함과 톡톡 튀는 느낌은 물론, 달달함과 산미가 공존하는 복숭아 같은 느낌도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또 산미가 특징적인 스페셜티 커피가 아직 부담스러운 분이나 두 세 잔 마신 후 달달한게 땡기는 분들을 위해 준비 된 시그니쳐 메뉴인 코스피넛도 맛있었습니다. 머랭치기에 버금가는 프렌치 프레스로 밀크폼 만들기를 시전하여 대접해 주신 코스피넛은 고소하고 달달함이 매력적인 메뉴였습니다. 아직 커피가 어려운 마린이 분들도 이미 오타쿠 레벨에 들어선 분들도 한 번 쯤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