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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핫더블치즈버거(맥도날드-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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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매니아 G가 아닌 본인이 햄버거 컨텐츠를 쓰는게 조금 의외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햄버거라는 완전 식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출생은 서양이지만 국가나 문화를 넘어 진화해 가며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패스트푸드의 대장인 햄버거는 그저 사랑이다.
내가 사는 일본에서도 햄버거는 독자적인 노선으로 다양하게 진화되어 왔고 그런 방향성은 일본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 내가 오늘 리뷰 할 카라다부치(カラダブチ-매운 더블 치즈버거라는 의미인데 너무 길어서 의역하겠다)도 일본의 식문화 및 대중문화가 재미있게 반영되어 있다.
출처 : 맥도날드 모바일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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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LP를 보고 건담을 모르는 분들도 ‘어? 쟤 어디서 본 듯?’ 이라는 느낌을 받을것이다. 캐릭터 명은 샤아 아즈나블. 자세히는 설명하지 않겠지만 건담 팬들 사이에서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에 비견 되기도 하며 캐릭터 인기 투표에서는 주인공이나 히로인들을 재치고 1~2위에 랭크 될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리고 작중 샤아의 이명은 붉은 혜성. 그런 이미지에 맞춰 맥도날드에서 타이업 메뉴로 출시한 햄버거 중 하나가 내가 먹은 핫더블치즈버거다. 실은 타이업 이벤트 자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저번에 호응이 좋아서 다시 등장한거라고 한다. 샤아의 이미지 그대로 붉은 포장과 붉은 소스, 그리고 매운 맛을 통해 컨셉을 나타내고 있다. 포장지에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은 주의해 주세요’라는 설명이 친절해도 적혀있는데 한국인이라면 오히려 맵부심이 자극되는 문장이라 볼 수 있겠다. 이건 못 참지!
포장지도 붉은색에 건담의 캐릭터가 그려져있다. 개봉전부터 매워보이긴 한다.
[3]
적어도 일본 햄버거 중엔 처음 보는 비주얼이다. 빨갛다. 치즈도 고기도 들어간 토핑도. 일단 공식 정보를 참고하여 들어간 재료를 확인해 보자.
번즈, 비프 패티, 양파, 할라페뇨, 피클, 스파이시 치즈
특별한 건 없지만 기본 재료에 충실하고 매운 맛을 첨가해 줄 재료가 들어갔다. 풀이 적게 들어간 만큼(거의 없다라는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패티와 매운 맛을 더 잘 느낄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든다. 참고로 스파이시 치즈가 뭔지 궁금해 알아본 결과, 하바네로 분말이 들어간 치즈라고 한다. 서양 고추의 더블 펀치가 기대되는 라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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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어땠냐고? 일단 매운 향이 확 올라오는 것은 합격점이었다. 우리나라야 상하이를 비롯해 매콤한 햄버거가 나름 보편적이지만 일본에 10년을 살고 있는 나로서도 여기선 처음 접하기에 신선한 느낌이었다.
결론은 심플하게 맛있있다. 매운 맛이 패티의 맛을 저해하지 않으며 치즈가 두 장 들어가 있어서 짠 맛과의 시너지도 괜찮았다. 두 장 들어간 패티야 특이점은 없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맥도날드 햄버거의 맛 그 자체 이기에 갭도 없었다. 하.지.만 이 말은 꼭 하고 넘어가야겠다. ‘이게 맵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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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으론 매콤하다는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쓸데없는 맵부심이라기 보다는 기준점을 상하이로 뒀을 때 0.7 상하이 정도라고 할까. 한류의 영향으로 이 곳에도 한국 음식점이 많이 생겼고 집에서도 한국 식자재를 구매하여 요리를 해 먹는 사람들이 늘었다. 아마 한국 요리를 자주 접하시는 분들에게도 이 햄버거는 가소로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맵찔이 사절(이라고는 안했다)이라는 경고문을 적은 이유는 아마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의도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굳이 일본의 식문화에 기인한 관점에서 본다면 ‘매운 맛’이라는 임팩트를 내기 위하여 쓰는 식자재가 이 햄버거에 주로 사용된 ‘고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맵다’ 즉 からい(카라이)라는 표현을 쓸 때 와사비의 알싸함이나 장의 얼근함 같은 표현도 포함된다. 물론 고추의 얼얼함도 포함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식자재로서 배제되어 왔기에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고 느껴진다. 즉 고추의 매움에 대한 내성이 없는 분들에게는 꽤나 자극적인 음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6]
이렇게 오늘은 22년 6월 22일 부터 일본 맥도날드에서 출시 중인 ‘핫더블치즈버거’를 리뷰해 보았다. 고추의 매운맛에 익숙한 내가 매운맛을 기대하고 먹기에는 부족했지만 햄버거 자체의 밸런스와 식문화와 대중문화의 콜라보레이션 이라는 관점으로 보았을때 흥미로운 상품이었다. BTS세트가 나왔을 때 그 사단이 낫듯 팬 뿐 아니라 팬이 아닌 잠재적 유저들의 호기심도 환기 시킬수록 있는 유효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출시하는 햄버거의 트렌드를 비교해 보아도 재밌을것 같다고 느꼈다.
여담 이지만 세트를 깨끗이 비운 뒤 정리하려 할 때 한 장의 명함 사이즈의 무언가가 들어가 있었던 것을 눈치챘다. 구인광고… 알바 구인 내용과 연락처가 적힌 종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자주 가는 역 근처의 맥도날드는 항상 주문&우버이츠의 줄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주 2회OK / 일주일 마다 근무표 제출 OK / 카운터에서 직접 말 거는 것도 OK 등 어떻게든 허들을 내려서 사람을 모집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음… 햄버거&감튀 무한 제공하면 엄청 몰리지 않을까?
인력부족은 세계적인 현상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