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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포틸로스 in 시카고 (미국)

보통 한국 사람들에게 시카고하면 떠오른 음식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시카고 피자, 딥디쉬일것이다. 그리고 시카고에서 딥디쉬를 먹는다면 취향껏 찾아 먹겠지만, 개인적으로 지오다노의 치즈 가득한 자극적인 맛을 제일 좋아한다.
시카고를 대표하는 음식을 하나 더 말하자면 시카고 핫도그다. 일반적인 핫도그하면 래리쉬, 케찹, 그리고 머스타드로 이뤄진 반면에 시카고 핫도그는 래리쉬, 양파, 토마토, 오이피클, 고추 피클, 그리고 머스타드와 샐러리 소금으로 이뤄져 있어서 풍성함을 자랑한다. 시카고 핫도그를 시킬때 케찹의 ㅋ도 꺼내지 않길 바란다. 시카고 핫도그에 케찹은 죄악으로 여겨진다. 중요하니 한번 더 이야기하겠다. 시카고 핫도그를 시킬때 케찹을 시키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가게에서 쫓겨날 수 있다.
미국 독립기념일 저녁.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왔다.
아내는 북미에서 핫도그를 먹을 때마다 너무 빈약하다며 야채가 좀 많이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투덜거렸는데 처음부터 시카고 핫도그를 먹었어야 했다. 미안하게도 시카고에서 좋은 기억이 없는 아내에게 이번 여행으로 좋은 기억을 준것 그리고 드디어 아내도 핫도그를 맛있게 먹게 되었다는 점에서 대만족이었다.
가게의 인테리어는 옛날 매장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안을 채우는 소품들은 모두 시카고를 대표하는 것들로 채워져있다. 얼핏보면 여러가게들이 한 매장안에 있는 것 처럼보여서 당황할 수 있는데, 다 같은 메뉴를 주문받는 곳들이다. 사람들이 많은 때 최대 6개의 카운터를 오픈해야할 만큼 붐비는 곳이다. 최근에 미국 내에서 78번째 매장을 오픈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시카고 핫도그는 시카고에서 먹어야 제맛이지. 마치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먹어야하듯.
시카고 불스 경기장에서 시제로제던썼던 깃발, 시카고 컵스 오리지널 구장에서 떼온 게이트 표지판, 시카고 블랙호크스의 우승을 알리는 신문기사등. 시카고를 대표하는 스포츠팀들에 관련된 작은 아이템들이 마치 자그마한 시카고 스포츠 박물관을 연상케한다.
시카고 핫도그
노 케찹
그냥 핫도그를 주문하면 정통 시카고 핫도그가 나오니 시카고 핫도그라고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핫도그 콤보를 시키면, 핫도그 두개와 음료, 그리고 감자튀김이 나온다. 말이 필요한가. 맛있다. 고기의 불내 입안을 가득 채우는 매콤하면서도 시큼한 토핑들이 머스타드와 한데 어우러져, 한 입 한 입 사라짐이 아쉬울정도로 맛있다. 아 감자튀김은 간이 안 돼어있으니, 치즈 디핑을 추가하면 좋다. 한국인들에게는 아닐지 몰라도, 꽤 매콤하다보니 사실 포틸로스에서 핫도그와 대등한 관계로 유명한 것이 혈관막힐듯 맛있는 초코 쉐이크이다. 나와 아내는 초코 쉐이크로 핫도그의 맛을 씻어내고 싶지 않았다 ㅎㅎ
빅 비프 샌드위치
포틸로스를 대표하는 또 다른 메뉴, 맥스웰
시카고는 옛날에 육류 포장 공장으로 유명한 도시였다. 아마도 그 이유로 질좋은 고기와 소세지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게 시카고 핫도그의 시작이지 않았을까하는 합리적인 추측을 해본다. 포틸로스에서 유명한 메뉴중에 맥스웰 스트릿 핫도그는 포틸로스의 창업자가 어린시절 추억의 핫도그를 메뉴에 넣은 것으로, 맥스웰 스트릿에서 팔던 폴란드 스타일의 핫도그를 모두가 맛 봤음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빅 비트 샌드위치는 육즙이 빵을 적실정도로 풍부하다. 먹다보면 빵이 더이상 토핑들을 가둬두지 못 할 정도의 육즙이다. 필리치즈스테이크와 비교해서 치즈가 없고 시카고 핫도그와 같은 토핑이 들어가있다.
시카고를 방문한다면, 꼭 포틸로스에 들러서 인테리어와 함께 핫도그를 먹어보길 바란다.
7.
19.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