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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불고기 버거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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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라고 하면 무슨 음식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이 ‘떡국’이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나에게 ‘설날’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떡국’이 아닌 ‘불고기 버거’다. 왜 ‘햄버거’도 아니고 콕 찝어 ‘불고기 버거’냐? 하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나의 경우로, 나는 한식을 매우 좋아하는 부모님과 형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부터 밀가루를 기반으로 한 양식과 패스트푸드를 좋아했다. 따라서 ‘설날’이 되어도 설음식이나 한식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철이 들 때쯤부터는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명절에 패스트푸드를 찾는 내 모습에 묘한 배덕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던 와중, 패스트 푸드임에도 한국 전통 양념을 기반으로 하고 한국에만 있는 ‘불고기 버거’를 먹음으로써, 뭔가 내 자신이 용서되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혹자는 ‘뭔 개소리야’ 라고 할 지 모르지만, 나에겐 그 때부터 ‘설날’에 떠오르는 음식이 ‘불고기 버거’로 정착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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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지만, 그만큼 내가 햄버거를 좋아하고, 특히 ‘불고기 버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다보니 문득, 햄버거 업체들마다 ‘불고기 버거’가 있는데, 비슷하려나?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국내의 대표 햄버거 업체들의 ‘불고기 버거’들을 비교 분석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현재 국내의 햄버거 업체는 맘스터치 1343개, 롯데리아 1330개, 버거킹 431개, 맥도날드 400여개 정도로, 이 4개의 업체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21년 11월 기준). 맘스터치의 경우 소고기 패티보단 치킨 패티를 메인으로 하기에, 오늘의 비교 주제인 ‘불고기 버거’에 따라 ‘롯데리아’, ‘버거킹’,’맥도날드’ 3곳의 ‘불고기 버거’들을 한번 비교해 보겠다.
왼쪽 위부터 ‘L사’ , ‘B사’, 아래에 ‘M사’의 불고기 버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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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불고기 버거’는 각 업체에 거의 기본적으로 있는 메뉴이지만, 메인으로 밀고 있는 메뉴는 아니다. 가격이 높은 대신 재료가 좋은게 들어가던가, 양이 많던가, 조합이 훌륭하던가 하는 메인 메뉴는 따로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매장마다 ‘불고기 버거’가 가지는 상징성이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단순히 ‘불고기 버거’란 이유로 비교를 했다고 해서 각 햄버거 매장의 수준을 비교하교자 함이 아닌 점을 유념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동일 업체라도 매장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매장 상황에 따라 내가 받은 제품의 상태가 다를 수 있기에 그런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 바란다. 그럼 먼저 이미 공개되어 있는 기본 정보부터 비교해보면, 중량 및 칼로리는 거의 유사한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아래와 같다. ’M’사의 ‘불고기 버거’는 가격이 다른 ‘불고기 버거’들의 절반 가격인 만큼, 빵의 종류나 패티가 조금 저렴한 것으로 쓰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홈페이지 및 영양성분표 정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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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부터 실물을 가지고 비교를 시작해 보자. 실제 포장된 상태를 기준으로 무게를 측정해보면 아래와 같으며, 포장지의 무게를 고려하더라도 ‘L’사의 경우 오히려 공시된 무게보다 더 많이 나간다. 이건 나의 의견으로는 최근 ‘L’사에서 진행 중인 ‘대한민국 허기지지 맙시다’ 이벤트로 ‘불고기 버거’를 ‘양상추 2배, 패티 25% 업’ 해주는 것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히 ‘불고기 버거’를 지금 시기에 사먹는다면 상대적으로 ‘L사’가 이득(?)일 지도 모른다. 첨언하여, 모든 햄버거는 나름의 공정한(?) 비교를 위해 모두 정가로 구매하였고 형태 유지를 위해 정중히 포장해 왔다.
왼쪽부터 ‘L’사 → ‘B’사 → ‘M’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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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벗기고 햄버거를 꺼내보았다. 진열된 순서는 항상 같으니 참고 바란다. (’L’사,’B’사,’M’사 순)
‘L’사는 ‘불고기 버거’도 다른 메인 라인들과 동일한 참깨번을 사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큰 것을 볼 수 있고 500원을 추가할 경우 브뤼오슈번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B’사는 메인 라인인 와퍼에 들어가는 브뤼오슈번은 아니지만, 에그번을 사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탱글탱글하고 윤기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 있다. 이 에그번을 먹기 위해 ‘B’사에서 ‘불고기 와퍼 주니어’ 보다 ‘불고기 버거’를 먹는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M’사의 경우 2020년 4월부터 메인라인은 브뤼오슈번으로 변경하여 맛을 업그레이드하였는데, ‘불고기 버거’ 라인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가장 기본 번을 사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식감은 조금 아쉽다.
포장 수령 후, 그상태 그대로 들고 와서 풀어놓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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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적인 외관과 빵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엔 내부 구성을 한번 살펴보자. ‘불고기 버거’이니 당연히 모두 패티의 아래위로 불고기 소스가 듬뿍 발려 있어 나를 행복하게 해줬다. 기본 구성은 ‘번’ + ‘양상추’ + ‘소고기 패티’‘불고기 소스’ + ‘마요네즈’까지는 동일했고, ‘L’사와 ‘B’사에는 ‘양파’도 조금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L’사가 상대적으로 양배추양이 많아보이고, ‘B’사의 경우 특징으로 하는 그릴 모양이 패티에 남아있다. ‘M’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무난한 구성이다.
전개하고 보니, ‘L’사와 ‘B’사는 포장지가 직사각형, ‘M’사는 정사각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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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을 펼쳐놓고 보니, 문득 각기 다른 빵과 패티인데 공시된 중량과 칼로리는 비슷하다는게 신기한 느낌이었다. (물론 나트륨이나 포화지방 등의 함량은 차이가 있지만, 햄버거를 먹는데 거기까지 세부적으로 보는 사람은 잘 없을 것 같다.) 이왕 햄버거를 분리한 김에, 재미로 각 빵의 중량과 패티의 중량을 비교해 보았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 측정을 가지고 햄버거 업체에 시비를 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재미로 보세요 재미로). 지금까지 측정한 걸 기준으로 보자면, ‘B’사의 버거가 가장 공시된 정보와 유사한 게 아닌 가 싶다.
사이즈 차이는 꽤 있었는데, 막상 중량은 비슷하다. 눌린건가...
‘M’사는 거의 반값인 가격을 맞추기 위해 여기서 조금 차이를 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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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의 최애 버거인 ‘불고기 버거’에 대해, 나의 엉뚱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열심히 비교해 보았다. 실제로 구성은 거의 비슷했으며, 비교 후 3개를 동시에 먹어 본 결과, 크기와 식감, 불고기 소스의 맛 등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었으나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역시, ‘불고기 버거’는 가격에 상관없이 추천이 가능하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한국 전통 소스와 외국 패스트푸드의 훌륭한 조합인 ‘불고기 버거’를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설날’에 확실히 먹고 싶은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불고기 버거’는 어떤가?
단면도 한번 재미로 비교해 보자. 이걸 보고 또 햄버거가 먹고 싶어지는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