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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호주 여행 - 멜버른 전편(시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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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호주에 다녀왔습니다.
여러분은 호주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나요? 캥거루? 코알라? 오페라 하우스? 모두 맞죠. 그리고 저에겐 커피와 카페 문화를 선도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또 많은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민 국가이자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라는 이미지도 있죠.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가진 매력적인 나라이기 때문에 제가 집중할 수 있는 커피와 카페라는 콘텐츠는 다른 편으로 나눠서 다루려고 합니다. 즉 이번 여행기는 멜버른 전/후편, 시드니 전/후편 4부작으로 매력적인 문화와 도시, 자연에 포커스를 두고 소개 드리겠습니다. 멜버른과 시드니 둘 다 전편은 도시 위주로, 후편은 자연 위주로 풀어나가려합니다.
그리고 이번 글은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정보도 의식해서 끄적여볼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멜버른까지 직항 노선이 없습니다. 인천>시드니 10시간. 시드니>멜번 국내선 2시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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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 체크해야할 포인트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ETA(비자)신청, 앱으로 가능
2.
옷 준비(남반구라 계절이 반대, 4seasons in 1day라 할 정도로 변화무쌍해서 겹쳐입기 추천)
3.
티켓팅, 이동 일정 조율(시드니, 멜번, 퍼스 등 주요 도시간의 거리가 있고 볼 거리도 많이 때문에)
4.
카드(체크 or 신용, 터치 결제가 되는 카드가 편합니다)
5.
돼지코(240v라 전압은 거의 호환이 되지만 콘센트 모양이 다릅니다)
6.
유심 개통 준비(저는 esim 신청하고 가서 편했습니다)
7.
투어 예약(교외의 관광지도 많으므로 직접 운전을 해서 갈게 아니라면 필수)
준비해야 할 것이 조금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 건 없습니다. 오히려 시차가 1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않고 현금을 쓸 일도 없으며 팁 문화도 없는 나라라 기본적인 영어만 구사한다면(요즘은 번역기도 제법 우수) 쾌적한 여행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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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멜버른 직항이 없기 때문에 멜버른과 시드니를 둘 다 여행하고 싶었던 저는 인천>시드니>멜버른>시드니>인천 이라는 루트를 선택했습니다. 야간 비행편이라 시드니에 아침에 도착 후 2시간 걸려 멜버른으로 이동하면 6일은 즐길수 있는 6박 8일 일정이었습니다.
첫 날 시드니 공항 찍고 바로 멜버른으로! 연착할 가능성도 있고 국내선 공항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저처럼 하실 분은 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티켓팅 하시기 바랍니다.
멜버른 공항 혹은 아바론 공항에 도착하시면 대중교통(전철, 버스)을 이용해서 1시간 거리의 도심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항구 도시라는 점에서 제 고향 부산과 닮았지만 조금 더 서구같은 느낌의 도심이 눈에 들어왔을 때 ‘아! 여행이 시작 되었구나!’ 라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멜버른 상공에서. 우리나라와 달리 도심을 벗어난 지역에서 고층 건물을 찾아보기 힘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도심으로 들어가는 다리에서 찍은 항구를 낀 도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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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멜버른의 도심. 커다란 환승역 중 하나인 서던 크로스 역에 도착하자마자 커피 오타쿠 T는 캐리어를 털털 끌며 근처의 카페로 달려갔습니다.
배치브루(미리 만들어 놓은 드립커피)로 에티오피아를 마셨는데, 미리 내려놓은 거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높은 퀄리티와 선명한 산미를 지닌 커피였습니다.
금방 홀짝하고 트램을 타고 호텔이 위치한 Flinders Street 쪽으로 향했습니다. 참고로 도심에는 Free Tram Zone이 있어서 교통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다만 넘어가면 과금하니 미리 파악해 두시길. 과금이 필요한 경우엔 Myki라는 교통카드를 발행&충전해서 써야하는데 공항이나 큰 역에서 발행할 수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 서던 크로스 역
힙한 디자인의 Code Black Coffee 테이크아웃 컵
PTV라는 앱을 설치하면 Free Tram Zone을 알 수 있고 역마다 현수막으로도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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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묵었던 숙소는 Flinders Street Station 코 앞에 위치한 호텔이었습니다. 다른 분의 캔슬이 생겨서 방을 업그레이드 해 주셨는데 뷰랑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체크아웃 할 때 땡큐를 연발 했었어요.
금방 어두워져서 야경 잠시 바라보다가 직원분께 여쭤본 로컬 찐 맛집인 햄버거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캥거루가 근육질이라 질기지 않을까? 비린내가 심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했지만 웬걸 소고기와 비슷한데 돼지고기 같은 고소함도 갖춘 맛에 감탄을 금치못했습니다.
소화도 시킬겸 멜버른의 야경을 잠시 구경한 뒤 이동으로 뻐근한 몸을 풀어주러 빨리 잠을 청했습니다.
고풍스러움 + Flinders Street Station 역사뷰
밤이 되면 라이트업을 하는데 창문에서 멍때리고 바라보기 딱 좋다
캥거루 버거와 호주 양조장에서 생산된 에일 맥주
걷다가 마주친 고풍스런 타운홀 건물과 트램을 이어주는 전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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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아침은 한국보다 빠릅니다. 7시 전후에 카페나 빵집이 문을 열고 모닝 커피나 간단한 식사를 하러 오는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활기차게 돌아가죠.
이 날 제가 아침 일찍 일어난건 멜버른에서 제일 유명한 크루와상을 모닝으로 먹기 위해서였습니다. 오픈 30분 전에 왔는데 이미 2팀이 있었고 시간이 다가올 수록 안보이는 곳까지 줄이 늘어났습니다. 솔직히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인생 크루와상이라는 느낌까지는 못 받았지만 한 번 쯤 먹어볼만 한 맛과 상징성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먹어야 할 건 많기에 시내 관광도 할 겸 일단 나가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찐 맛집은 현지인픽이 정확한 걸까요? 어제 간 햄버거집 오너분이 추천해 주신 브런치 맛 집에서 먹은 에그 베네딕트와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커피 애호가 들은 입모아 추천하는 Market Lane의 커피(자세한 건 호주 카페 편에서 따로 서술)는 충분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멜버른에서 맞이한 첫 아침
Lune의 아몬드 크루와상과 핫초코. 속이 따듯하고 든든해 지는 아침.
Hardware Société는 꼭 가보세요!
커피도 마시고 원두도 구입한 Market 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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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문화와 다양한 이민자들의 문화, 그리고 그 문화들이 합쳐져서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음식 뿐 아니라 건축이나 행동양식 같은 모든 것에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의 장엄함은 분명 대영제국이 군림하던 시대의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곳에 전시되어 있는 전시물에는 이민자에 대한 관용이 드러나 있었죠. 격자 형태로 되어있는 도심에서도 건물 형태나 판매하는 물건등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들어와 녹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이러한 문화의 다양성과 관용, 그리고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제가 다시 호주를 가고 싶다고 느끼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도서관 풍경
너무 공감한 전시물
독특한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멜버른 박물관. 내부에 IMAX영화관도 병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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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동안 현지인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하면서 돌아본 멜버른은 여유있고 친절하며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 였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한 업종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종이나 출신 국가를 가리지 않고 많이 정착해 계시다고 느꼈습니다.
워킹 홀리데이로 넘어와서 바리스타를 하고 계신 한국인 지인분과도 저녁을 함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자연도 도시도 너무 아름답고 인종간에 차별을 느낀적이 없어서 살기 좋습니다” 라고 말했더랬죠.
물론 더 자세히 바라보면 그렇지 않은점이나 안좋은점도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번 살아보고 싶다’라고 느낀 도시는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 이래 처음이었기에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먹은 다양한 국적의 요리들과 촬영한 가게를 소개하며 자연을 다른 멜버른 후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어딜가나 안정적인 맛을 자랑하는 태국요리
그냥 양식
아시아 포장마차 요리 콤보
일본에도 점포가 있는 CIBI
와인이 정말 싸서 안주를 많이 사게 된다
맥날 앵거스 비프 버거…..졸맛
2023년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