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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불지옥 속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한국도 난리겠지만 일본은 35도를 웃도는 기온과 높은 습도로 인해 아름다운 여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죠. 즐길수도 없다면? 떠나야죠.
그리하여 저는 계절을 거슬러 남반구로 떠났습니다. 1년전 다녀왔던 호주의 멜버른으로 말이죠.
작년 여행중 멜버른에 머문 시간이 너무 짧아서 가보고 싶었던 곳을 모두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일주일 이상 머물며 열심히 돌아다녔고 그 중에 Must Visit 해야할 곳으로 추려보았으니 한 번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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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icia Coffee Brewers
커피 애호가들 이라면 모를수 없는 유명 카페 패트리시아 입니다. 솔직히 남들이 다 가는 곳에 가는 것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고 숙소에서도 멀었기에 저번엔 스킵했었죠.
하지만 현지 바리스타 분이 최애라는 말씀도 해 주셨고 아침 7시부터 오픈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엔 셋째날에 다녀왔습니다.
실은 넷째날에도 갔습니다. 서비스도 커피도 분위기도 모든게 만족스러웠거든요.
첫 날은 에스프레소 음료인 롱블랙을 먹었는데 어렵지 않은 산미와 고소함이 너무 좋았고, 다음에 갔을 때 마신 라떼도 에스프레소와 밀크의 밸런스가 너무 좋았습니다.
손님도 많고 회전도 빨랐지만 바리스타 들은 능숙하고 또 친절하게 서빙을 해주었기에 멋진 분위기를 느끼며 커피를 즐길수 있었습니다.
멜버른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꼭 들러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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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ud Mary Coffee
첨엔 몰랐는데 미국 포틀랜드랑 오스틴에도 지점이 있는 프라우드 메리 커피입니다. 물론 본점이자 스토리의 시작은 이 곳 멜버른 입니다.
시티 중심부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데 공장 부지 같은 곳을 매입해서 만들어진 건물 외관이 인상적입니다.
오픈시간에 맞춰서 같은 이른 아침인데도 주민인듯 보이는 일행과 여행객도 몇 분 계셨죠.
싱글 오리진 기반의 드립 커피 보다는 에스프레소 음료를 메인으로 제공합니다. 이 곳에서도 롱블랙을 마셨는데 온두라스의 파라이네마로 내린 에스프레소는 상큼한 열대 과일 맛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좋은 커피였습니다.
한국에서 오신 바리스타 분도 계셔서 추천을 받아 방문한 곳이 다음으로 소개할 카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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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NTY PEG'S
한국인 바리스타 분의 추천으로 방문한 안티 페그스는 실은 프라우드 메리와 같은 계열의 카페입니다. 이름도 좀 비슷하죠.
아까 프라우드 메리가 에스프레소 음료 위주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곳은 드립 커피를 주로 제공하며, 상시 10종이 넘는 싱글 오리진 커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싸게는 원화 환산으로 만원 이하, 비싼 커피는 한 잔 십만원이 넘어가는 커피도 있어서 기분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선택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확실히 퀄리티 컨트롤이 되어있다고 느낀게, 같이간 현지 바리스타 친구와 같이 음미를 할 때 메뉴에 적힌 노트들이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프라우드 메리에서 도보로 5분정도 거리이니 시간이 되시면 함께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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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ēre Coffee
앞서 소개한 다른 카페들은 여행을 준비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카페는 솔직히 몰랐습니다.
하지만 단언컨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잔을 꼽는다면 이 곳 칼레르 커피에서 마신 플랫 화이트 입니다.
지인 바리스타의 추천으로 방문했고 CBD에서도 가까운 피츠로이에 있습니다.
오너 분이 중국계라 중국에서 생산된 커피도 제공하는데 제가 마신 운남성에서 생산한 원두의 에스프레소로 내린 이 플랫 화이트는 제가 여태껏 마신 밀크 베이스 음료의 상식을 뒤엎는 맛이었습니다.
좋은 의미로 커피 같지 않았고 엄청 고급스런 초콜릿 음료를 마시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여행중 다시 방문하고 싶었지만 일요일엔 문을 닫아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구글맵에 저장하면서 언젠가 꼭 재방문 하리라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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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OUR MELBOURNE
지금껏 소개한 곳과는 조금 결을 달리하는 카페입니다.
왜냐면 디저트가 꽤나 본격적이고 그 디저트의 맛과 화려함으로 현재 멜버른에서 가장 핫 한 카페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실은 이 곳 오너분이 한국 분 이시고 사진을 보면 아실 수 있듯, 잣 같은 한국 식재료와 소반 같은 한국스러운 소품도 채용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즐거운 디저트들이 많아서 커피가 목적이 아니신 분들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실은 커피도 꽤나 본격적으로 제공합니다. 자체 로스팅을 하고 있어서 싱글 빈도 상시 다섯 종류 정도는 있었고, 제가 마신 배치 브루(내려 놓은 커피)도 과일 향이 도드러지는 멋진 커피였습니다.
오픈런으로 바로 들어가긴 했는데 바로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카페이기에 되도록 빠른 시간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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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 드린 곳도 좋았지만 솔직히 제가 방문한 카페의 반의 반도 소개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멜버른은 커피에 진심인 도시이고 어느 곳에서 커피를 드시더라고 비교적 안정적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 방문했지만 전부 겨울이라 따뜻한 커피를 마시기에 좋은 날씨였습니다. 다음엔 시원한 아이스가 어울리는 계절에도 방문하여 커피와 따뜻한 기후로 체험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