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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도쿄 근교 스트릿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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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제가 나름 6편까지 이어나가고 있는 도쿄 스트릿 포토 시리즈 잘 보고 계신가요?
도쿄라는 도시의 압도적인 면적과 그에 걸맞는 컨텐츠의 양, 그리고 시시각각 변화해 나가는 모습은 사진을 찍는 이에게 무한한 소재를 제공합니다. 제 인생의 1/3 이상을 도쿄에서 보냈지만 아직 제 눈으로 보고 제 발로 걸어보지 못한 곳도 넘쳐나기에 소재가 고갈될 염려는 없어보입니다.
그렇다고 또 제가 도쿄를 벗어나기 싫어하거나 조금 떨어진 도시나 지방에 가는게 싫은건 아닙니다.
오히려 좋아하죠.
잡설이 길었는데 이번에 사진과 함께 소개해 드릴 장소는 도쿄의 남쪽에 위치하는 가나가와현 입니다. 도쿄의 배드타운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자체적으로 매력적인 관광명소도 많고 경제활동도 활발한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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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항 근처
도쿄도 항구 도시의 면모가 있지만 바다와 좀 더 가까운 도시는 가나가와라 생각합니다. 제 고향인 부산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있구요.
아마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항구 도시를 하나만 뽑으라 하면 가나가와의 요코하마를 떠올리지 않을까 합니다.
옛부터 해상 교역을 지지해 온 요코하마항과 넓은 바다가 보이는 도시 경관, 관광객으로 붐비는 중심지.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부산에 살아보거나 여행해 본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유사함을 느끼시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한달에 한 두 번은 들를 정도로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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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회적이지만 어딘가 유니크함을 지닌 항구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좋아합니다. 대표적으로 바다와 선박, 건축 등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떠올릴수 있죠.
이번에 사진을 좋아하는 회사 동료와 함께 출사를 가서 처음으로 알게 된 장소인데, 부산으로 치면 광안대교 느낌인 요코하마의 베이브릿지에 올라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라는 명소가 있습니다.
차가 있으면 좋지만 버스나 택시로도 갈 수 있어서 사진과 같은 풍경을 좋아하시는 분이면 여행으로 오셔서 방문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건축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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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에서 바라본 후지산
슬램덩크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가마쿠라, 에노시마도 현지인은 물론 해외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관광 명소입니다.
해수욕과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애니메이션의 성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해안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사람들. 여러가지 목적을 지닌 사람들로 항상 인기있는 장소입니다.
부산과 비슷하지만 높은 층고의 건물이 거의 없고 해인선이 생각보다 길게 연결되어 있어 탁트인 뷰가 인상적입니다.
육지에서 바라본 에노시마, 해변의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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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관광지에 분위기 있는 카페와 맛있는 커피가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물론 한 두군데가 아니지만 많은 카페 중에 딱 두군데만 고른다면 가마쿠라의 Calandar와 하야마의 Dark Arts Coffee Japan을 추천드립니다.
Calendar는 가마쿠라역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의 한적한 거리에 위치합니다.
미국계 로스터리 커페인 VERVE COFFEE ROASTERS에서 점포 관리와 트레이닝, 신규 매장 확장 등을 담당한 요시자와씨가 독립하여 만든 카페입니다.
Coffee Geek인 요시자와씨가 직접 고른 유니크한 스페셜티 커피를 최적화된 추출로 맛보실 수 있습니다.
Dark Arts Coffee Japan은 재팬이라는 접미사에서 알 수 있듯 본점은 일본이 아닌 영국입니다.
빈티지샵 같은 외관과 인테리어의 점포엔 펑크 밴드의 멤버 같은 자유롭고 반항스런 분위기를 띄는 점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필요없습니다. 다들 엄청 친절하니까요. 제가 마셨던 라떼는 제가 애정하는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풍미도 절묘했고 라떼아트도 섬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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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추천드리고 싶은 곳도 많지만 일단 오늘은 이것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예전엔 제가 부산 출신이라 바다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실은 부산에 살아도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바다 근처의 동네가 아니라면 이러한 경치를 자주 볼 일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보고 있을때 편안함과 향수를 느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더 근원적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은 끝나가지만 꼭 해수욕이 아니더라도 물멍을 때리며 생각에 잠기고 싶거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진다면, 도시의 소란함을 잠시 잊을수 있는 바다에 들러보는건 어떨까요?
2025년 9월 24일